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입원 환자 57%가 조현병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입원 환자 57%가 조현병

입력
2012.09.23 11:13
0 0

우리나라에서 의료기관이나 요양시설에 입원(입소)한 정신질환자가 가장 많이 앓는 병은 57.2%로 조현병이다. 두 번째로 많은 알코올중독(21.2%)의 2배가 훌쩍 넘는다. 2010년 보건복지부 중앙정신보건사업지원단 보고서에 따르면 2000년 3만2,740명이던 조현병 입원 환자는 2010년 4만2,027명으로 매년 증가 추세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들은 조현병 환자라도 일찍부터 치료를 제대로 받으면 얼마든지 정상적인 일상생활이 가능하다고 입을 모은다. 그럼에도 사회로 되돌아가지 못한 채 병원에 의지해 지내는 환자가 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유독 조현병에 대한 오해가 크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조현병은 정신분열병으로 불렸다. 1900년대 초반 환청, 망상 같은 주요 증상이 정신이 갈라졌기 때문에 생긴다는 뜻에서 붙은 영문이름을 직역해 치료가 불가능한 병, 정신이 분리된 병이라는 혐오감을 불러 일으켰다. 이에 조현병으로 개명하는 내용을 담은 약사법 개정안이 뒤늦게 지난해 국회에서 통과됐다. '조현(調絃)'은 '현악기의 줄을 고르다'란 뜻으로 줄이 잘 맞지 않으면 제대로 연주할 수 없듯 신경계에 이상이 생겨 행동이나 마음에 문제가 생기는 병이란 의미를 은유적으로 표현한 이름이다.

과거엔 치료가 어려웠지만 요즘은 약이 좋아져 증상이 나타나지 않은 채 생활할 수 있다. 매일 약 먹는 게 쉽지 않은 환자를 위해 한 달에 한번씩 주사만 맞으면 되는 치료법도 나왔다. 그런데 많은 환자들이 쓰지 못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까다로운 규정 때문이다. 건강보험 적용을 받아 이 주사제를 맞을 수 있는 건 증상이 2번 이상 재발하고 약물순응도(약을 잘 챙겨먹는 정도)가 떨어진 환자에 한해서다. 권준수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약물순응도란 기준이 모호해 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해도 보험 적용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런 규정이 있는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고 말했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