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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병들이 콕 찍은 책 싸들고 최전방 부대에 '도서관 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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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병들이 콕 찍은 책 싸들고 최전방 부대에 '도서관 출장'

입력
2012.09.21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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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 12사단 독수리연대 수색중대 소속 박기훈(22) 상병의 근무지는 최전방 감시초소(GP)다. 해발 900~1,000m의 산악 고지여서 강원 인제군 사단사령부에서 차로 가려면 2시간이나 걸린다. 그런데도 박 상병이 최근 5개월여 동안 독파한 책은 80여권에 이른다. 매주 한 차례씩 어김 없이 책을 싣고 오는 트럭 덕분이다. 박 상병은 "최전방 격오지에 근무하면서도 다양하고 좋은 책들을 보고 싶은 만큼 마음껏 볼 수 있어 군 생활이 삭막하지 않다"고 말했다.

최전방 GP와 일반전초(GOP) 부대를 돌며 책을 빌려주는 서비스가 병사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21일 육군에 따르면 12사단 독수리연대는 지난 4월부터 GPㆍGOP 병사들을 대상으로 '맞춤형 도서 대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도서관을 직접 찾기 힘든 GPㆍGOP 부대 병사들이 군 내부망(인트라넷) 전자도서관 홈페이지에서 빌려 읽고 싶은 책을 고르면 매주 한두 차례 트럭이나 버스로 배달해주는 택배 방식이다. GOP 부대에는 매주 월ㆍ목요일 두 차례, GP 부대엔 매주 월요일 한 차례 병사들이 주문한 책이 배달된다. 연대는 군 장병들의 기증과 여러 단체들의 후원으로 확보한 3,500여권의 도서관 장서를 모두 목록화했다.

이 서비스는 장두영(대령ㆍ3사 23기) 연대장이 지난해 말 부임하면서 전군 최초로 시작한 것이다. 지리적 여건으로 도서관을 찾기 어려운 최전방 병사들에게 문화적 혜택을 주고 정서적 안정감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려는 취지에서였다.

시행 초기에는 일주일에 10권 정도에 불과했던 도서 대여 신청이 지금은 평균 70권에 달한다. 병사들이 매주 기본적으로 2~3권 가량의 책을 읽는다는 의미라고 한다. 박지선(대위ㆍ여군 50기) 연대 정훈과장은 "다독왕 선발대회, 독후감 경연대회 등 다양한 문화 이벤트를 정기적으로 마련해 병사들이 군대에 와서 독서를 통해 자기계발을 할 수 있도록 적극 도울 계획"이라고 말했다.

권경성기자 ficcion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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