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언 패네타 미국 국방장관이 량광례(梁光烈) 중국 국방부장에게 센카쿠(尖閣)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ㆍ釣魚島)가 미일안보조약 적용 대상이라고 말했다고 21일 일본 아사히(朝日)신문이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패네타 장관은 18일 베이징(北京)에서 량 부장과 회담할 때 "미일안보조약의 의무를 수행한다는 미국의 오랜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당시 량 부장이 센카쿠열도의 미일안보조약 적용에 강력 반발하는 발언을 하자 답변으로 나온 것이다. 신문은 패네타 장관의 발언은 미일안보조약에 근거, 미국이 일본을 방위하는 '일본의 관할 하에 있는 영역'에 센카쿠를 포함한다는 미국의 입장을 명확히 한 것이라고 전했다. 조약 적용 대상이 되면 일본의 요청이 있을 경우 미군이 출동할 수 있다.
커트 캠벨 미 국무부 동아시아ㆍ태평양 담당 차관보도 20일(현지시간) 미 상원 외교위원회 동아시아ㆍ태평양 소위가 개최한 아시아 영유권 분쟁 청문회에서 센카쿠가 미일방위조약 대상이라고 확인했다. 그는 "이런 방침은 1997년 리처드 아미티지 전 국무부 부장관이 분명하고 확실하게 밝혔으며 이후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2010년에, 패네타 국방장관이 사흘 전 일본에서 재차 밝혔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는 센카쿠가 미일방위조약 적용 대상이라는 입장을 견지해왔으나 최근 중국과 일본의 영유권 분쟁이 심화한 이후 구체적인 언급을 피해왔다.
이와 관련, 아사히신문은 "버락 오바마 정권이 동아시아의 안보 문제에 관한 입장에 변화가 없다는 사실을 중국에 전달해 중국이 과격한 행동을 자제하도록 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캠벨 차관보는 그러나 "우리는 중일 양국이 대화를 통해 평화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기를 원한다고 분명히 밝혔다"며 "섬의 주권 문제는 편을 들지 않는다"고 말해 중국 자극을 자제했다.
한편 차기 중국 지도자로 내정된 시진핑(習近平) 국가부주석은 21일 중국ㆍ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비즈니스 투자 정상회의 및 2012 중국ㆍASEAN 자유무역지구 포럼'에서 "우리는 국가 주권과 안보, 영토를 굳건히 지켜나가겠지만 이웃 나라와의 영토, 영해, 해양 권익 분쟁 문제를 우호적인 담판을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과 영토 갈등을 빚고 있는 민감한 시기에 나온 발언이어서 주목을 받고 있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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