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수도 워싱턴 D.C를 연고로 하고 있는 메이저리그의 워싱턴 내셔널스. 워싱턴은 전 세계에서 가장 이목이 집중되는 도시 중 하나지만 야구에 있어서 만큼은 철저하게 변방으로 불렸다. 1969년 몬트리올 엑스포스로 창단한 이후 2005년 워싱턴으로 연고지를 옮겼지만 매년 하위권에 머물며 약체로 평가 받았다.
만년 하위 팀 워싱턴이 1981년 이후 사상 두 번째로 31년 만의 가을 야구를 눈 앞에 두고 있다. 21일(한국시간) 워싱턴 내셔널스 파크에서 열린 홈경기에서 LA 다저스를 4-1로 꺾은 워싱턴은 내셔널리그 동부지구에서 91승58패(0.611)로 2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를 5.5경기 차로 제치고 남은 13경기에 상관없이 포스트시즌(PS) 진출을 확정 지었다. 이는 올 시즌 메이저리그 최고 승률이다. 또 워싱턴을 연고로 한 팀이 PS에 진출한 것은 1933년 워싱턴 세너터스 이후 79년만이다. 세너터스는 1960년 미네소타로 연고지를 옮긴 뒤 미네소타 트윈스로 이름을 바꿨다.
워싱턴이 PS에 오르기까지는 오랜 기다림이 필요했다. 그들은 사실상 2008, 2009시즌을 포기하면서 최고 유망주였던 스티븐 스트라스버그(24)와 브라이스 하퍼(20)를 얻었다.
철저한 계산 속에 리빌딩에 나선 워싱턴이 올해 활짝 웃었다. 리그 최고의 투수력을 앞세워 시즌 초반부터 기분 좋게 출발했다. 워싱턴은 메이저리그 전체 30개 팀 중 평균자책점 1위(3.28),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횟수 3위(90차례), WHIP(이닝 당 출루 허용률) 2위(1.21), 피안타율 2위(0.235)를 기록하고 있다.
지오 곤잘레스(19승8패ㆍ평균자책점 2.95)-스트라스버그(15승6패ㆍ3.16)-조단 짐머맨(11승8패ㆍ2.96)-로스 디트와일러(10승6패ㆍ3.10)-에드윈 잭슨(9승10패ㆍ3.89)으로 이어지는 선발진은 단연 최고로 꼽힌다. 가장 놀라운 사실은 이들 5명의 평균 나이가 26.4세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올 시즌 워싱턴 최고의 이슈는 스트라스버그의 투구 이닝 제한이었다. 워싱턴은 선수보호차원에서 지난 2010년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은 그의 투구 이닝을 160으로 못박고 159.1이닝을 던지자 강제로 시즌을 종료시켰다. 이는 지금까지도 계속 논란이 되고 있다. 그러나 31년 만의 가을 축제를 앞둔 워싱턴의 뚝심은 변함이 없다.
철저한 준비와 계획 속에서 새롭게 기적을 써나가고 있는 워싱턴은 현재보다 미래가 더욱 밝은 팀이다.
이재상기자 alexe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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