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 수염을 뽑으면 큰 일이 나는 법이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는 최근 쓴소리를 들었다. 그레그 노먼(호주)으로부터 '차세대 골프 황제'인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앞에선 '호랑이도 고양이가 된다'는 조롱을 받았다.
노먼은 20일(이하 한국시간) 폭스 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우즈가 요즘 매킬로이를 만나면 자신감을 잃고 위축된다는 느낌을 받았다. 우즈도 이제 자신의 시대가 끝났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우즈는 "매킬로이가 골프를 잘 치는 이유는 헤어 스타일 때문이 아닐까"라고 농담을 던진 뒤 "테니스 같은 종목은 서로 상대해야 하기 때문에 누구에게 위축된다거나 겁을 먹는 일이 있을 수 있지만 골프는 다르다. 누구도 다른 선수의 샷을 방해할 수 없다. 골프는 미식축구처럼 몸무게 115㎏의 수비수가 달려와서 나를 가로막거나 하는 운동이 아니다"고 노먼의 비판을 반박했다.
우즈가 매킬로이와의 맞대결에서 자신의 건재를 알렸다.
우즈는 21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이스트레이크 골프장(파70ㆍ7,154야드)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페덱스컵 플레이오프 최종전인 투어 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버디 6개에 보기 2개를 묶어 4언더파 66타를 쳤다. 저스틴 로즈(잉글랜드)와 함께 공동 선두로 나선 우즈는 보너스 상금 1,000만달러가 걸린 플레이오프 우승으로 가는 발판을 마련했다. 동반플레이를 펼친 매킬로이는 1언더파 69타 공동 12위로 1라운드를 마쳤다.
이번 시즌 3승을 올린 우즈는 플레이오프 3개 대회에서는 우승 없이 매킬로이에 밀렸다. 반면 매킬로이는 혼다 클래식과 PGA 챔피언십에 이어 플레이오프에서 두 차례 정상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1,000만달러 상금이 걸린 페덱스컵 랭킹에서는 매킬로이가 1위, 우즈가 2위다. 하지만 우즈가 이번 대회에서 우승한다면 2009년 이후 3년 만에 페덱스컵을 가져올 수 있다.
우즈는 대회 1라운드에서 드라이버와 퍼팅이 좋았다. 페어웨이 안착률 71.4%를 기록하면서 안정된 티 샷을 보여줬고 퍼팅을 26개로 막았다.
2번홀(파3)에서 6m가 넘는 버디 퍼트로 1타를 줄인 우즈는 3번홀(파4)에서 두번째 샷을 홀 2m 이내에 붙여 버디를 추가했다. 후반에도 버디 3개와 보기 1개로 2타를 줄였다.
우즈는 경기 후 "일관성 있는 경기를 펼쳤다. 샷 감각과 퍼트 감각 모두 좋았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매킬로이는 300야드가 넘는 장타를 날렸지만 페어웨이 안착률이 50%에 불과해 버디 3개에 보기 2개를 적어내는 데 그쳤다.
노우래기자 sport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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