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19일 대선 출마 기자회견에서 "지금까지 몇 번 직업을 바꿨지만 도중에 그만둔 적은 한번도 없다"면서 "정치인으로 거듭나기로 한 이상 선거 결과와 관계 없이 나라 발전을 위해 긍정적인 도움이 되고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대선에서 완주할 뿐만 아니라 설령 대선에서 패배하더라도 정치인으로서 삶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이다.
이날 기자회견이 열린 구세군아트홀 내 600석 규모의 공연장에는 오전부터 모여든 안 원장의 지지자들과 보도진이 뒤엉켜 북새통을 이뤘다. 기자회견 10분 전 무대 장막이 걷히자 '국민이 선택하는 새로운 변화가 시작됩니다'라는 글귀가 적힌 현수막이 공개됐다. 또 기자회견 시작과 동시에 발표 내용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바로 올리는 등 소통에도 공을 들였다.
다소 긴장한 표정의 안 원장은 연단에서 원고 내용이 비치는 프롬프터를 이용해 선언문을 발표했다. 평소 노타이에 캐주얼 복장을 선호했지만 이날은 말끔한 정장 차림이었다. 그는 출마 선언 말미에 "미래는 이미 와 있다. 단지 널리 퍼져 있지 않을 뿐이다"라는 미국 소설가 윌리엄 깁슨의 말을 인용했다.
-정치 경험이 없어 국정수행 능력에 의구심을 품는 이들이 많은데.
"정치 경험은 없지만 그게 많아야 좋은 건지 모르겠다. 21세기엔 정치 개혁, 새로운 혁신, 디지털 마인드와 수평적 리더십이 많은 문제를 풀 수 있다. IT, 의학, 경영, 교육 현장 등 (저의) 다양한 경험이 플러스가 될 것으로 본다."
-현 집권세력의 정치적 확장성에 반대한다고 했었는데.
"문제 해결의 열쇠를 쥔 국회가 지금처럼 가다가는 절대 풀지 못한다. 이제 더 이상 한 정당, 한 정권이 풀 수 없는 문제들이 산재해 있다. 정말 통합과 화합이 필요하기 때문에 박근혜 문재인 두 후보와 만나자고 제안한 것이다. 내일이라도 만나자고 하면 만나겠다."
-노무현 정부의 공과는 어떻게 평가하나.
"참여정부의 공은 권위주의 타파이지만 재벌의 경제 집중, 빈부격차 심화 등은 큰 과라고 생각한다."
-네거티브 공세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정당한 검증에 대해서는 성실하게 답할 생각이고 그럴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네거티브, 악의적 흑색선전은 최악의 구태이다. 그런 의혹을 제기한 사람에게 공개적으로 입증해 달라고 청원하고 싶다."
-박근혜∙문재인 후보를 평가해 달라.
"양쪽 다 훌륭하다고 본다. 박 후보는 역사에 대해 여러 말이 있는데, 아버지에 대해 이야기하기 힘든 인간적인 고뇌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대통령 후보 자격으로는 정확한 생각을 밝히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대선까지 어떤 일정으로 임할 건가.
"그 동안 농민과 실직자 등을 찾아 다니는데 공개 행보를 했다면 그분들이 이야기를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앞으로 행보는 공개적으로 하겠다."
강윤주기자 k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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