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이동통신업체의 통신망을 빌려 사업하는 가상이동통신망업체(MVNO)로 나선 CJ그룹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3세대(3G) 이동통신용 스마트폰은 더 이상 나오지 않고, 다른 이동통신사들처럼 펑펑 쓸 보조금은 없는 마당에 LTE 서비스마저 요금을 마음대로 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 CJ는 타개책으로 MVNO로는 이례적으로 애플의 아이폰5 도입을 추진하고 나섰다.
19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CJ그룹에서 MVNO서비스(브랜드명 헬로모바일)를 제공하는 CJ헬로비전은 최근 가입자가 13만명을 넘어섰으나 해지율이 함께 급등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CJ 관계자는 "이동통신사들이 한동안 막대한 보조금을 쓰면서 최신 스마트폰을 싸게 판매하는 바람에 갈아타려는 가입자들이 급증했다"고 전했다. 업계에 따르면 CJ헬로비전의 최근 해지율은 월 평균 해지율 대비 30% 이상 급증했다.
특히 최근에는 휴대폰 제조업체들이 3G용 스마트폰을 내놓지 않아 신규가입자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CJ 관계자는 "헬로모바일의 강점은 기존 이동통신사보다 요금이 저렴한 3G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인데 정작 새로운 스마트폰이 나오지 않아 사업 자체가 힘든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달 초 시작한 LTE 서비스도 문제다. LTE는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이동통신사들이 의무적으로 요금을 저렴하게 제공하도록 정한 의무제공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 그러다 보니 CJ헬로비전은 KT에서 할인이 전혀 없는 상태로 통신망을 빌려 쓰고 있다. 여기에 KT는 요금제도 동일하게 맞출 것을 CJ에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CJ는 현 상황을 위기로 보고 해결을 위해 아이폰5 도입과 기본료 할인이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그러나 애플이 저가사업자인 CJ에 아이폰 공급을 꺼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CJ는 이달 중 월 1만~1만5,000원 가량 기본료를 할인해 주는 새로운 LTE 요금제를 선보일 방침이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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