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유치장 탈주 사건이 사흘째 접어들었지만 경찰은 탈주범의 흔적도 찾지 못하고 있다. 탈주범의 신출귀몰한 행적과 달리 경찰 검문과 수색은 허점투성이라는 비판이 거세다.
탈주범 최모(50)씨가 17일 오전 5시쯤 대구 동부경찰서 유치장을 빠져 나간 뒤 같은 날 오후 11시27분 경북 청도군 청도읍 초현리에 훔친 차를 버리고 산으로 달아날 때까지 한번도 경찰 검문을 받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최씨가 유치장을 빠져나간 뒤 차를 훔쳐 신대구부산고속도로를 통해 부산방면으로 달아나다 오후 10시21분 청도톨게이트 CCTV에 포착될 때까지 16시간 동안 경찰서 인근을 맴돌았지만 경찰은 엉뚱한 곳만 뒤지고 있었던 셈이다. 경찰 관계자는 "차를 훔쳐 도주할 줄 미처 생각하지 못해 톨게이트 검문검색을 소홀히 했다"고 실토했다.
최씨가 마지막으로 목격된 청도군 남산과 화악산 일대 수색작전에서도 첫날 8마리나 되는 경찰견을 투입했지만 모두 폭발물 탐지견이거나 사체 수색견이었고 정작 전문 추적견 2마리는 19일에야 가세했다. 경찰은 아직 남산 일대에 은신한 것으로 보고 19일 경찰특공대 등 경력 438명과 경찰헬기 2대, 경찰견 10마리를 동원, 수색했으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반면 최씨는 가로 45㎝, 세로 15㎝의 배식구를 빠져나오는 데 34초 밖에 걸리지 않는 등 유치장을 벗어나는 데 채 1분이 걸리지 않을 정도로 날랜 몸놀림을 보인 것으로 파악됐다. 최씨는 앞서 12일 검거될 당시에도 대구 달성군 현풍면에서 경찰 매복을 발견하고 저수지로 들어가 30여분이나 헤엄쳐 도망가는 '신기'를 보이기도 했다. 전과 25범인 최씨는 1977년 절도죄로 징역 8개월의 실형을 선고 받은 것을 시작으로 2008년 2월 성폭행으로 4년 형을 살고 올 2월 출소할 때까지 13차례에 걸쳐 23년8개월을 교도소에서 보냈다.
대구=정광진기자 kjche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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