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집 없는 설움 안다더니… 대학원생 때 '딱지 매입' 드러나
19일 대선 출마를 선언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을 둘러싸고 현재까지 제기된 주요 의혹으로는 ▦판자촌 '딱지'(재개발 아파트 입주권) 매입 및 전셋집 거주 논란 ▦안랩(옛 안철수연구소) 신주인수권부사채(BW) 헐값 인수 및 안랩의 투자 은행 대상 뇌물 제공 의혹 ▦포스코 사외이사 시절 특혜 의혹과 '거수기' 논란 등이 있다. 이들 의혹 대부분은 안 원장의 발언이나 글 내용과 상충되는 것이어서 '이중성' 논란도 불거졌다. 새누리당은 "우리가 파악한 안 원장 관련 의혹만 20가지 넘는다"며 공직 경험이 전무한 안 원장에 대해 날 선 검증 공세를 예고했다.
안 원장이 서울 사당동 대림아파트(24평형ㆍ당시 시세 3,000만원 정도) 딱지를 구입한 시기는 서울대 의대 대학원 재학 중이던 1988년 4월이다. 안 원장 스스로 "당시 나의 월급은 30만원 정도"라고 밝혔던 점을 감안하면 26세 대학원생이 아파트를 구입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안 원장 측은 당초"어머니가 직접 장만해 준 집"이라고 설명했지만 증여세 납부 여부 등이 논란이 되자 "축의금, 결혼자금 등을 모아 부모가 신혼집으로 마련해 준 것"이라고 거듭 해명했다.
특히 1980년대 대표적 재개발 지역이던 사당동은 88년 당시 철거반원과 세입자의 충돌로 60여명이 중경상을 입었던 곳이다. 저서 에서 "개발 논리만으로 밀어붙이다가 용산참사 같은 사건을 초래했다"고 언급했던 안 원장이 정작 자신은 딱지 구매로 이득을 얻었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안 원장 측이 사당동 집에 이어 이사해 거주했던 '전셋집'인 강남구 역삼럭키아파트 역시 안 원장 모친 소유였다. 부산에 거주하던 안 원장 모친은 재개발 확정 승인 2개월 전 지분 쪼개기를 통해 재개발 조합원 자격을 취득했다. 안 원장이 지난해 11월까지 거주한 용산구 이촌동 한강맨션아파트의 소유주도 안 원장의 장모였다. 저서에서"오랫동안 전세살이를 해 봐서 집 없는 설움을 잘 안다""부모님께 손 벌리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한다"고 언급했던 안 원장의 진정성에 대해 의문이 제기된 것은 이 같은 이유 때문이다. 안 원장 측은 "안 원장이 부모가 아닌 다른 사람의 집 전세로 거주한 기간은 8년"이라고 해명했다.
대기업 행태를 비판해온 안 원장이 포스코 사외이사 시절 받은 각종 특혜 의혹도 제기된다. 안 원장은 미국 유학 시절이던 2005년 3월부터 2008년 4월까지 포스코 부담으로 13차례에 걸쳐 사내 등기이사와 같은 일등석 항공권을 제공 받아 이사회에 참석했다. 항공권 가격만 약 1억원에 달한다. 불과 한달 뒤 3년 과정 유학길에 오른 안 원장이 사외이사를 맡은 것도 부적절한 처신이란 비판이 제기된다. 안 원장은 6년 간 받은 연봉 3억 8,000여만원 외에도 스톡옵션(2,000주) 3억 5,000만원 가량도 받아 총 9억원 정도의 수입을 올렸다. 여기에 '삼성 동물원''LG 동물원' 등 반대 기업 정서를 밝혀온 안 원장이 정작 자신의 사외이사 시절 포스코가 무려 43개의 자회사를 확장할 당시에 반대 입장을 밝히지 않은 것도 '거수기' 논란을 낳고 있다.
일각에서는 안랩 BW 헐값 인수를 둘러싼 의혹도 계속 제기되고 있다. 안 원장은 1999년 10월 액면가 25억원인 BW를 발행해 자신이 인수한 뒤 1년 만인 2000년 10월 주식으로 전환해 300억원 안팎의 주식평가익을 얻었는데, BW 발행가격이 터무니 없이 낮게 책정됐다는 주장이다. 이와 관련, 검찰은 올해 초 배임ㆍ횡령 혐의로 안 원장이 고발되자 "공소시효가 지났다"며 불기소 처분을 했다. 안 원장 측은 "세무 당국과 금융감독원도 검토한 끝에 문제가 없다고 결론 내린 사안"이라고 해명했다.
안 원장이 신주인수권 행사 당시 부인 김미경 서울대 교수와 동생 상욱씨가 각각 안랩 이사와 감사로 재직해 주식평가익 획득 과정에서 관여됐는지 여부를 둘러싸고도 논란이 일었다. 김 교수와 상욱씨는 2001년 안랩 직책을 사임하긴 했으나 안 원장이 2004년에 쓴 저서에서 "연구소에는 나의 친척이 한 명도 없다"고 강조한 것은 어색한 주장이란 지적도 나왔다.
최근 정준길 전 공보위원 등 새누리당 일부 관계자는 "안랩이 1999년 산업은행으로부터 투자를 받을 당시 산은 벤처투자팀장 강모씨에게 주식을 뇌물로 제공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나 강씨는 "우리가 쫓아가서 제발 투자를 받아 달라고 했던 상황"이라며 뇌물 제공 의혹을 부인했다. 안 원장이 1년 가까이 재직한 국민은행 사외이사 사임 직후 안랩이 참여한 컨소시엄이 해당 은행이 주관한 온라인복권(현 로또복권) 사업을 수주한 사실도 논란거리다.
장재용기자 jyjang@hk.co.kr
■ 재벌 2세 모임 '브이소사이어티'관련 의혹
대선 출마를 선언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2000년 최태원 SK회장 주도로 재벌 2, 3세와 벤처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함께 출범시킨 브이소사이어티 회원이었을 당시의 행적에 대해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2003년 4월 이 모임을 주도한 최 회장이 1조 5,000억원대 분식회계 등의 혐의로 구속되자 안 원장은 브이소사이어티 회원 중 한 사람으로서 선처를 호소하는 탄원서에 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명 문제가 논란이 되자 안 원장은 "서명한 점에 대해 사과한다"고 밝혔으나 실제 법원에 제출된 탄원서에는 그의 서명이 빠져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후 최 회장은 2008년 대법원에서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을 선고 받았지만 그 해 8ㆍ15 특별사면으로 풀려났다. 그 뒤 최 회장 건은 재벌 총수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 사례로 비판을 받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처신이 안 원장이 <안철수의 생각> 에서 밝힌 내용과 모순된다는 점이다. 안 원장은 저서에서 "기업주가 전횡을 일삼거나 주주 일가의 사적 이익을 추구한다면 그건 범죄가 된다"며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들이 범죄를 저질렀을 때 가벼운 형을 선고하고 쉽게 사면해주는 관행도 바뀌어야 정의가 선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안 원장은 보도자료를 통해 탄원서 제출에 동참했던 사실을 인정하며"이 일에 대한 비판과 지적을 겸허하게 인정하고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안철수의>
이와 함께 안 원장이 브이소사이어티에서 대기업의 은행업 진출을 위해 추진한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 과정에 참여했다는 사실도 논란의 대상이 됐다. 2001년 이 모임에서는 인터넷 전문은행인 브이뱅크 설립을 위해 브이뱅크컨설팅을 만들었는데 안 원장은 SK와 롯데, 코오롱 등 20여개 회사와 함께 안철수연구소 자회사였던'자무스'를 통해 증자 과정에서 3,000만원 규모로 참여했다. 이 같은 행보 역시 <안철수의 생각> 에서 강조한 금산분리 강화 방안과 배치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 안철수의>
김성환기자 bluebird@hk.co.kr
■ 여자·건강 문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대선 후보로 거론되기 시작한 이후부터 그의 신변을 둘러싼 루머들이 정치권 안팎에서 쏟아졌다. 단란주점 출입 논란을 제외하고 여자 및 건강 문제와 관련된 소문들 중에 현재까지 사실로 확인된 것은 없다.
처음에는 단란주점 출입 관련 루머가 주로 거론됐다. 안 원장이 3년 전 한 TV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해'단란히 먹는 술집도 가보셨어요'라는 질문에 "아뇨, 뭐가 단란한 거죠"라고 되물었던 사실이'유흥주점에 간 적이 없다'는 취지의 답변으로 비친 것이다. 이를 두고 최근 한 월간지가 익명의 전직 고위공직자 발언을 인용해"안 교수와 유흥주점에서 술을 마신 적 있다"는 보도가 나오는 등 안 원장 발언의 진위 여부가 도마에 올랐다. 이에 대해 안 원장은"1998년 이후 15년 간 술을 마시지 않았다"며 "다만 사업상 모임에서 참석자 대부분이 술집에 갈 때 술을 마시지 않고 동석했던 적이 두세 차례 있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1998년 이전에는 술을 마셨고 다른 사람들과 함께 몇 번 유흥주점에 가본 적이 있다"며 "최근 일부 주장은 아무 근거도 없이 거짓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반박했다.
또 증권가 등에서 안 원장이 특정 유흥주점의 여사장과 특별한 관계라는 소문도 퍼져 나갔다. 이에 대해 안 원장 측은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했다. 최근 새누리당 정준길 전 공보위원이 제기한 안 원장의 내연녀 소문도 불거졌지만 오해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일간지 기자는 인터넷 매체를 통해 "내가 취재한 결과 안 원장의 내연녀라고 지목된'목동에 사는 음대 출신 30대 여자'는 안랩 직원의 부인일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안 원장이 서울대 교수로 영입된 뒤 자신이 타던 회사차를 회사에 반납했고, 이후 회사는 반납된 차를 안랩 소속 직원에게 매각했는데 해당 직원 부인이 번호판을 그대로 유지한 채 그 차를 이용하고 목동에 있는 교회 성가대원으로 활동하면서 비롯된 소문이라는 것이다. '안 원장이 간염을 앓았을 정도로 간이 좋지 않은데 간경화로까지 악화됐다'는 소문도 돌았다. 이에 대해 안 원장 측 유민영 대변인은 "15년 전 간염에 걸린 것 때문에 그런 소문이 도는 것 같다"며 "지금은 너무 건강하다"고 말했다.
김성환 기자 bluebir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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