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과 문재인 후보는 19일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대선 출마에 대해 일단 환영 입장을 밝혔다. 문 후보는 "기존의 정치가 보였던 모습과는 달리 좋은 경쟁, 아름다운 경쟁을 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속내는 복잡하다. 안 원장이 야권 후보 단일화 문제에 대해 모호한 입장과 함께 일전불사 의지를 밝혔기 때문이다. 민주당과 문 후보 입장에서는 안 원장과 우호ㆍ협력적 경쟁을 통해 10월 말이나 11월 초에 민주당 중심의 후보 단일화를 성사시키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이다.
하지만 안 원장이 이날 "현재로선 단일화 논의가 부적절하다"고 밝히면서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 안 원장 구상에 따르면 단일화 논의에 앞서 문 후보는 정치개혁 협상 테이블에 먼저 나서야 할 판이기 때문이다. 안 원장이 문 후보 및 박 후보에게 정책 경쟁 선언을 위한 3자 회동을 제안한 데 대해 문 후보는 "출마 선언하면서 바로 만나자니까 조금 갑작스러운 것 같다"면서 "구상이나 취지를 더 들어보고 판단하겠다"고 즉답을 피했다.
특히 안 원장이 '정치인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을 두고 "안 원장이 단일화 논의에 나서더라도 치열한 룰 협상이 불가피해졌다"는 관측이 많다. 일각에서는 "안 원장이 끝내 독자 행보를 하는 것 아니냐"는 비관적 관측도 나왔다.
한편 문 후보는 내주 초쯤 경선 경쟁자였던 손학규 김두관 정세균 후보와의 회동을 추진하는 등 당내 화합을 위한 행보에 나설 예정이다. 문 후보는 경선 이튿날인 17일 김두관 정세균 후보와의 전화 통화에서 대선 승리를 위해 어떤 역할이든 하겠다는 뜻을 전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 후보는 손 후보에게도 전화를 걸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아 문자 메시지를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당 지도부의 2선 퇴진을 둘러싼 당내 갈등은 계속되고 있다. 이종걸 노웅래 김용익 문병호 의원은 전날 박지원 원내대표를 찾아가 "문 후보의 부담을 덜어드리는 모습을 기대한다"고 압박한 데 이어 이날 비주류 의원들과 추가 모임을 갖고 당 쇄신을 결의했다.
김정곤기자 jkki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