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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출줄 모르는 구미공단 노출증기 언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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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출줄 모르는 구미공단 노출증기 언제까지…

입력
2012.09.19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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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구미대교를 지나 구미공단으로 진입했는데, 1㎞ 채 안 돼 갑자기 자욱한 수증기가 눈앞을 가렸다. 순간적으로 앞이 전혀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앞차가 교차로에서 급정거 하는 바람에 사고가 날 뻔 했다. 난리통이었다. 하지만 안전요원은커녕 위험표지판 하나 제대로 없다. 대한민국 맞나. 무슨 배짱인지 모르겠다." 무역업을 하는 박모(49ㆍ대구 달서구)씨는 구미공단의 한 섬유업체에서 수출상담을 하기 위해 19일 오후 구미공단에 들어섰다가 겪은 아찔했던 순간을 생각하며 분통을 터뜨렸다.

STX에너지㈜가 4대강 사업으로 차오른 낙동강물이 지난 6월부터 구미 국가산업단지 1공단 입주업체에 공급하는 증기공급관에 닿아 펄펄 끓고 있지만(본보 8월10일 1면 등 보도) 넉달이 다 되도록 방치하고 있어 운전자와 입주업체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갈수록 치솟는 증기의 양이 많아지고 있지만, 업체 측은 1개 차로를 차단한 채 강철판으로 가림벽을 세우고, 증기만 적게 보이도록 응축기를 설치한 채 방치하고 있어 비난의 목소리가 높다.

하루에도 수 차례나 이 길을 걸어 지난다는 구미공단 입주업체 간부인 김모(48ㆍ구미시 형곡동)씨는 "비싼 연료로 만든 증기가 허공으로 사라지고, 폭발 위험이 계속 되는데 겉으로 보이는 증기만 줄이려 하는 것은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것"이라며 "업체도 문제지만 행정당국은 뭘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고 구미시 등의 무관심을 꼬집었다.

사태가 이 지경이 된 것은 STX에너지 측이 지하수 침수 사실을 안 6월부터 응급보수는 외면한 채 국토해양부와 책임소재를 두고 다투다가 시간을 보내는 등 안일한 대처가 화근이라는 지적이다.

강물이 차오르기 시작한 6월 STX 측은 "4대강 공사 때문에 증기관이 끓고 있다. 보상하라"며 국토해양부와 내용증명을 주고받는 등 기 싸움을 벌였다. 국토해양부가 보상을 거부한 뒤에도 보수공사는커녕 눈에 보이는 증기만 줄이는데 골몰했다. 증기가 솟는 맨홀에 대형 관을 연결해 출구방향에 부직포를 덮거나, 특수 응축기를 설치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 사이 증기 발생량을 갈수록 많아졌고, 대우전자 네거리를 이용하는 운전자들은 지금까지 사고위험에 노출되고 있는 것이다.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STX 측은 23일부터 대우전자 네거리부터 뒤늦게 보수작업에 나서기로 했으나 뒷북 대처라는 비난을 면키 어렵게 됐다. 회사 측은 추석 연휴기간 증기공급을 끊고 지하수 침투를 막을 새 증기공급관으로 교체할 계획이다. 또 다른 증기발생지인 TK케미컬 삼거리와 깅감단지 삼거리 등은 11월 중순까지 마칠 예정이다.

구미시는 STX에너지 사고 증기관 보수공사 인허가와 관련, 특혜의혹을 사고 있다.

대우전자 네거리 증기관로 이상으로 교통이 마비되는 등 민원이 폭주했지만 외면하다가 본지 보도로 알려지자 심의절차도 생략하고 도로굴착허가를 내 준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구미시 관계자는 "구미 열병합발전소가 완공된 지 23년이 됐지만 감독권이 전혀 없어 구미시는 STX에너지㈜와는 용무가 전혀 없었다"며 "사태가 너무 긴박해 심의절차를 생략했다"고 해명했다.

이 회사가 특수 제작한 증기 감소기(응축기)는 대형 강관을 잘라 증기가 분출되는 1.2m짜리 멘홀과 직접 연결한 뒤 고압 상수도관에서 뺀 냉각수와 연결된 직경 5m의 원통관을 통과시켜 증기를 물로 만드는 장치다.

글·사진 김용태기자 kr8888@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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