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지하철 전동차 안에서 여성들을 성추행하던 30대 남성이 무술 유단자인 여경에게 덜미를 잡혔다.
19일 오전 8시쯤 서울 지하철 9호선 전동차가 당산역에서 동작역으로 가는 사이 홍모(37)씨가 전모씨(32ㆍ여)의 엉덩이에 몸을 밀착시킨 뒤 손으로 전씨를 만졌고 이어 이모(19ㆍ여)의 엉덩이를 수 차례 주물러 강제 추행했다.
마침 출근을 위해 이 전동차에 타고 있던 서울 송파경찰서 형사과 소속 정미영(31) 경장이 이 장면을 목격했다. 정 경장은 처음에는 연인들의 애정행각일지 몰라 지켜보다 홍씨가 동작역에서 급히 내리려 하자 성추행범으로 판단, 홍씨의 목과 팔을 졸랐다.
홍씨의 거센 저항에 당황했지만 경찰특공대 출신인 정경장은 홍씨의 허리띠를 붙잡고 끝까지 놓지 않았고 결국 제압했다. 정 경장이 홍씨와 온 몸으로 씨름을 하며 다음 역인 고속버스터미널에서 지하철경찰대에 인계할 때까지 도와주는 시민은 없었다. 정 경장은 "고속버스터미널 역 계단이 그날 따라 매우 길게 느껴졌다"면서도 "범행을 본 순간 범인을 몸으로 막아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2003년 경찰에 입문한 정 경장은 태권도와 합기도 등 공인 합계 7단의 무술 유단자다.
김현빈기자 hb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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