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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리쥔 "사심 있어 보시라이 부인 구카이라이 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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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리쥔 "사심 있어 보시라이 부인 구카이라이 비호"

입력
2012.09.19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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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키워 준 조직과 사회, 지인들을 실망시켜 죄송하다. 사심이 있었다. 모든 죄를 인정하며 뉘우친다."

차기 중국 지도자로 부상하던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重慶)시 서기를 낙마시키면서 중국을 전례 없는 권력 투쟁의 소용돌이 속으로 빠뜨리는데 도화선 역할을 한 왕리쥔(王立軍) 전 충칭시 공안국장의 최후 진술이다.

신화통신은 17, 18일 열린 왕 전 국장의 재판 과정에서 나온 진술과 보 전 서기의 부인 구카이라이(谷開來)의 증언 등을 모아 19일 보시라이 사건의 전말을 게재했다. 통신에 따르면 구카이라이가 영국인 사업가 닐 헤이우드를 살해한 지난해 11월 13일 밤 12시 구카이라이는 왕 전 국장에게 전화해 헤이우드와 만난 사실을 알렸다. 날이 밝은 후 구카이라이는 집으로 찾아온 왕 전 국장에게 범행 사실을 이야기했다. 왕 전 국장은 "앞으로 이 일과 당신은 무관하다"며 "기억을 다 지우라"고 말했다. 구카이라이가 그래도 걱정이 된다고 하자 왕 전 국장은 "1, 2주만 지나면 모두 괜찮아 질 것"이라고 안심시켰다. 그러면서도 왕 전 국장은 구카이라이의 진술을 모두 비밀 녹음했다.

왕 전 국장은 11월 15일 헤이우드의 시신이 발견되자 측근을 보내 헤이우드가 알콜 중독으로 사망한 것으로 처리토록 했다. 11월 17일 왕 전 국장은 구카이라이가 헤이우드를 살해한 호텔의 CCTV 영상녹화 하드디스크를 구카이라이에게 전했으며 다음날 헤이우드를 화장한 뒤 다시 전화해 "푸른 연기가 나고 학이 서쪽으로 날아갔다"고 말했다.

왕 전 국장은 구카이라이를 도운 이유에 대해 "충칭으로 온 후 늘 구카이라이 집에 갔으며 구카이라이는 내게 정말 잘해줬다"면서 "중대 사건이란 것은 알았지만 구카이라이의 미움을 사고 싶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왕 전 국장은 이후 사건을 들먹이며 구카이라이를 괴롭혔다. 구카이라이는 지난해 8월 아들 보과과(薄瓜瓜)가 왕 전 국장을 만나려고 완저우(萬州)에 갔다 교통사고가 난 뒤 왕 전 국장에게 불만이 많았다. 왕 전 국장이 보과과를 피하려고 거짓말을 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12월 14일 구카이라이가 왕리쥔만 뺀 채 사건을 은폐한 공안국 간부들을 불러 식사를 하면서 감사를 표한 사실을 알고 왕 전 국장은 불같이 화를 냈다. 12월말 왕 전 국장의 심복 4명이 불법으로 체포되자 왕 전 국장은 이를 위협으로 받아들이고 올해 1월 28일 충칭시의 '주요 책임자'를 찾아가 헤이우드 독살 사건의 진상을 보고했다. '주요 책임자'는 보 전 서기를 가리키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다음날 오전 '주요 책임자'는 왕 전 국장에게 화를 내며 부하들이 보는 앞에서 뺨을 때렸다. 2월 2일 왕 전 국장은 공안국장에서 해임됐다. 왕 전 국장은 결국 2월 6일 쓰촨(四川)성 청두(成都)시의 미 총영사관으로 도주, 정치 망명을 신청했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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