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교 창시자 무함마드를 비하하는 동영상으로 이슬람권의 반미ㆍ반서방 시위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프랑스의 한 잡지가 무함마드를 풍자하는 만평을 게재해 파장이 예상된다.
외신에 따르면 프랑스의 풍자 전문 주간지 샤를리엡도는 19일 발간되는 최신호에 무함마드의 모습을 그린 만평을 실었다고 밝혔다. 이 잡지가 공개한 표지에는 ‘건드릴 수 없는 둘’이라는 문구와 함께 유대교 랍비가 휠체어를 탄 무함마드를 밀고 가는 모습이 등장하고 말풍선 속에는 ‘놀리지 마’라는 글이 들어 있다. 또 잡지에는 터번만 두른 나체의 무함마드 만평도 실려 있다.
우상숭배를 금지하는 이슬람교에서는 무함마드의 모습을 형상화하는 것 자체를 금기시한다. 이 때문에 만평이 이슬람 시위를 격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프랑스 정부는 자국 외교시설에 대한 공격에 대비해 20개 국가 주재 대사관의 문을 닫기로 했다. 또 만평 게재 소식이 전해지기 전부터 프랑스 무슬림들이 21일 파리, 마르세유 등 대도시에서 시위를 할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프랑스에는 서유럽에서 가장 많은 400만명의 무슬림이 살고 있다.
프랑스 정치권과 종교계는 파장 확산을 경계했다. 장 마르크 애로 총리는 “도를 넘는 행위를 인정할 수 없다”며 “모든 이들이 책임 있게 행동해야 한다”고 밝혔다. 파리 최대 이슬람 사원의 고위 성직자 달릴 부바퀘르는 “만평 출판이 분노를 키울 우려가 있다”며 “불에 기름을 붓지 말기 바란다”고 밝혔다.
하지만 샤를리엡도의 편집자 스페판 샤르보니에는 “충격을 받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는 충격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만평가 출신의 샤르보니에는 민감한 시기에 도발을 일으키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언론의 자유가 도발인가”라며 “내 신념에 반하는 설교를 하는 이슬람 사원에 내가 가지 않는 것처럼 엄격한 무슬림에게는 이 잡지를 보라고 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샤를리엡도는 지난해에도 아랍의 봄을 다루며 무함마드 만평을 게재해 화염병 공격을 당하는 등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프랑스 경찰은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파리에 있는 잡지사 건물의 경계를 강화했다.
미국 시사주간 뉴스위크 최신호도 ‘무슬림의 분노’란 제목 아래 이슬람교도가 분노하는 자극적인 모습을 표지에 실어 논란이 되고 있다.
류호성기자 rh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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