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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오픈 테니스/ 여고생 이소라, WTA투어 행운의 첫 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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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오픈 테니스/ 여고생 이소라, WTA투어 행운의 첫 승

입력
2012.09.19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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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라는 ‘서양 스타일’이다.”

김일순(44) 삼성증권 테니스 감독의 말이다. 김 감독의 표현처럼 키 171㎝에 몸무게 58㎏인 이소라는 자신보다 훨씬 상위 랭커의 외국 선수들과 시합에서 스트로크는 전혀 밀리지 않는다. 오히려 강하게 맞받아쳐 곧잘 역습 포인트를 따내곤 한다.

일찌감치 한국 여자테니스의 기대주로 꼽힌 이소라(18ㆍ원주여고ㆍ랭킹468위)가 기권승 ‘행운’을 등에 업고 여자프로테니스(WTA)투어 2012 KDB코리아오픈 본선 단식 2회전에 올랐다. 올해 8회째인 코리아오픈에서 한국선수가 2회전에 오른 것은 이소라가 처음이다. WTA투어 본선무대만 놓고 보면 2006년 1월 호주 캔버라대회에서 조윤정의 결승진출 이후 6년8개월만이다. 만 18세 2개월인 이소라는 또 국내 선수 최연소 투어 단식 본선 2회전 진출 기록도 함께 세웠다. 종전 기록은 1993년 10월 대만오픈에서 박성희의 18세 8개월이었다.

와일드카드로 본선에 합류한 이소라는 19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테니스코트에서 열린 마리아 키릴렌코(25ㆍ러시아ㆍ14위)와의 1회전 첫 세트 게임스코어 1-1에서 기권승을 거뒀다. 경기시작 10분여만에 키릴렌코가 왼쪽 등 부분에 통증을 느껴 경기를 포기한 것이다. 2008년 이 대회 단식 챔피언 키릴렌코는 1번시드인 보즈니아키에 이어 2번시드를 받아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혔다.

원주여중 1학년때부터 삼성증권의 후원을 받고 있는 이소라는 2008년 미국 오렌지보울국제대회 14세부 우승을 차지하면서 단숨에 주목을 받았다. 특히 이달 초 강원 영월군에서 열린 ITF(국제테니스연맹)영월 서키트 1차대회 우승컵을 안으며 프로 입성을 알렸다.

이소라는 “투어 본선 경기에 뛴 것이 오늘이 처음인데 기권승을 거둬 얼떨떨하고 실감이 나지 않았다. 하지만 운도 실력이라고 생각한다”고 당차게 말했다. 이소라는 이로써 랭킹포인트 30점을 확보해 400위 초반으로 랭킹이 오를 전망이다. 이소라는 타미라 파스첵(22ㆍ오스트리아ㆍ35위)과 2회전에서 만난다.

김일순 감독은 “처음 본 순간‘물건’임을 직감하고 스카우트 했다. 특히 조윤정 코치가 5년간 가르쳐와 경기 스타일도 조 코치를 빼 닮았다”라며 “내달 전국체전 이후 5,6개 대회 해외투어를 나설 예정이다”고 말했다.

한편 키릴렌코는 기자회견에서 “서울에 도착한 후 등에 통증이 있어서 연습을 거의 하지 못했다. 오늘도 첫 서브순간부터 왼쪽 등이 많이 안 좋은 것을 느껴 결국(경기를)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며 “올 시즌 남은 일정도 병원에서 진단을 받은 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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