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는 내가 미국인답지 않다는 생각을 했는데, 막상 한국에 오니 여전히 관광객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웃사이더의 삶을 살아 슬프지만 이런 체험이 저를 작가로 키웠습니다."
2002년 <천국에서 한 걸음> 이라는 작품으로 한국계 최초로 미국의 청소년문학상인 마이클 프린츠 상을 수상했던 안나(40)씨가 새 책 <쌍꺼풀> 출간에 맞춰 방한했다. 이 상은 카네기 메달과 함께 세계 2대 청소년문학상으로 알려져 있다. 쌍꺼풀> 천국에서>
다섯 살 때 미국으로 건너간 후 처음으로 열살 난 딸과 함께 온 그는 19일 기자들과 만나 "여덟 살 수준의 한국어밖에 구사하지 못한다"며 더듬더듬 한국말을 섞어가며 주로 영어로 말했다.
"어린 시절 백인들이 많이 모여 사는 동네에서 자랐어요. 친구들은 저를 놀리고 괴롭혔고 저는 폭력을 피해 집으로 도망치는 일이 많았습니다. 정체성 혼란을 극복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어요."
그는 "한국 교회를 다니면서 비슷한 처지의 친구들에게 의지했다"며 "이번 작품에 내 경험과 감정이 많이 녹아있는 게 사실"이라고 전했다. <쌍꺼풀> 은 미국에 사는 열여섯 한국계 소녀가 외모 콤플렉스를 극복해 가는 과정을 담은 성장기다. <천국에서 한 걸음> 과 <더 웨이트 포 미> 도 한국계 소녀가 주인공이다. 작가는 작품 속에서 자신과 같은 한인 1.5세대가 겪는 정체성 갈등을 내밀하고 섬세하게 그려냈다. 더> 천국에서> 쌍꺼풀>
중학교 교사로 일하다 전업작가로 나선 그는 "미국에 홀로 유학 온 어린 한국 학생들을 보면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며 "차기작으로는 입양아를 소재로 한 소설을 쓰고 싶다"고 말했다.
채지은기자 cj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