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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hankookilbo/'강남엔 일본바퀴, 강북엔 미국바퀴 많아' 기사에 이의

입력
2012.09.19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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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퀴는 사람이 먹던 음식을 주로 먹기 때문에 개체 수가 인구 수와 비례한다. 일본바퀴는 집에 살지 않는 비가주성(非家住性)으로 음식을 섭취할 때만 실내로 들어왔다 나가기 때문에 다른 바퀴에 비해 더 자주 목격된다. 바퀴가 절대적으로 많은 강남에서, 목격 확률이 높은 일본바퀴가 많다는 건 통계의 함정이다." (17일자 23면 '바퀴벌레도 '강남바퀴'와 '강북바퀴' 다르다' 제하 기사에 대한 김잔듸 님의 댓글 의견입니다.)

지적하신 대로 가구 수가 많고 인구가 많은 지역에서 더 많은 바퀴벌레가 눈에 띌 확률이 높은 것은 사실입니다. 이는 바퀴벌레에만 국한된 게 아니라 모든 해충이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나 목격 확률이 높기 때문에 당연히 일본 바퀴벌레가 가장 많이 나온 거라는 의견은 전문가의 분석과 다릅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일본바퀴는 실내에서 주로 먹이를 섭취하면서 화단이나 정원 같은 외부에서도 서식합니다. 그래서 비(非)가주성이 아니라 반(半)가주성으로 봐야 한다는 게 전문가 의견입니다. 또 요즘에는 먹이 때문에 집안에 침입했다가 환경이 맞으면 실내에 서식하는 일본바퀴도 많이 발견되고 있습니다. 특히 먹이와 물, 목재가 풍부한 화단이 집안에 있다면 실내 번식도 가능합니다.

반가주성이라서 일본바퀴가 눈에 많이 띌 수 있다면 같은 논리로 실내외를 오가며 사는 미국바퀴나 먹바퀴도 목격될 확률이 높습니다. 일본바퀴가 원래 다른 바퀴들에 비해 특별히 목격률이 높다는 과학적 근거는 없다고 이번 조사를 수행한 세스코 위생해충기술연구소 측은 밝혔습니다.

또 이 연구소가 내놓은 바퀴벌레 분포 수치는 단순히 눈에 띄는 바퀴벌레 개체 수만 측정한 게 아니라 전국 약 30만 곳의 가정집과 요식업장에서 목격된 바퀴는 물론, 건물 안팎에서 발견된 바퀴의 사체, 바퀴가 남긴 흔적 등을 찾아내 종합적으로 분석한 데이터입니다. 그렇게 찾아낸 전체 바퀴벌레 중에서 일본바퀴와 미국바퀴, 독일바퀴, 먹바퀴 등이 얼마나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지를 계산했습니다. 그 결과 강남과 강북에서 각각 미국바퀴와 일본바퀴가 가장 많은 비율로 나타난 것입니다. 따라서 통계의 함정에 빠진 잘못된 해석은 아니라고 연구소 측은 밝혀왔습니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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