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미국에서 일본 메이커들의 강력한 견제를 받고 있는 현대ㆍ기아자동차가 유럽 시장에서만큼은 '나홀로'질주를 계속하고 있다. 유럽 불황 장기화에도 불구하고 현대ㆍ기아차의 유럽공략은 오히려 탄력을 받고 있다.
19일 유럽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지난달 유럽 시장에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3.0% 증가한 4만7,329대를 판매했다. 월간 시장점유율로는 역대 최고치인 6.6%를 달성했다. 이로써 현대ㆍ기아차는 처음으로 시장점유율 5위권에 진입했다.
올해 1~8월 누적판매대수도 현대차 29만여대, 기아차 22만여대로 총 51만대를 돌파, 사상최초로 6.0%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누적 점유율은 4.9%이었다.
현대ㆍ기아차의 유럽시장 호조를 견인하는 건 전략차종인'i30'와 '씨드'이다.
현대ㆍ기아차 관계자는 "기존 i10, i20, i40 등 i시리즈와 프라이드 등이 선전하는 영향이 크다"며"현대ㆍ기아차가 품질 향상과 경쟁모델 대비 가격경쟁력을 갖춰 점유율을 늘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르노, 푸조ㆍ시트로앵(PSA) 등 유럽 메이커뿐 아니라 도요타 닛산 등 일본 업체들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올 들어 8월까지 판매량이 늘어난 곳은 현대·기아차를 포함, 폴크스바겐과 재규어·랜드로버 등 단 3곳에 불과하다. PSA, 르노, 지엠, 포드, 피아트, BMW그룹 등은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12~28%까지 감소했으며, 일본차인 도요타와 닛산도 각각 5.5%, 4.8%가 줄었다.
이와 관련, 18일 한국을 방문한 핸드릭 본 퀸하임 BMW 아시아·태평양·남아프리카 총괄사장은"현대ㆍ기아차가 경제 위기로 자동차 판매량이 감소하는 유럽에서 성장하는 것은 주목할 만 하다"며"내가 폴크스바겐 회장이라면 무척 긴장될 것 같다"고 말했다.
유인호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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