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13 시즌 초반 레알 마드리드(스페인)는 뒤숭숭했다. 간판 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7)의 돌출 행동 때문이다. 호날두는 지난 3일(이하 한국시간) 그라나다와의 2012~13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3라운드 원정 경기 이후 노골적으로 팀에 대한 불만을 터트렸다. '에이스'의 반목에 레알 마드리드는 흔들렸다.
19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린 맨체스터 시티(맨시티)와의 2012~13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D조 조별리그 첫 경기도 쉽지 않은 경기가 예상됐다. 예상대로 레알 마드리드는 경기 막판까지 우세한 경기 내용에도 불구하고 결과에서 앞서지 못했다. 레알 마드리드는 안방에서 맨시티를 맞아 치명적인 패배를 당하는 듯 했다. 그러나 호날두는 우울한 패배를 용납하지 않았다.
호날두는 이날 맨시티와의 1차전에서 1-1로 맞선 후반 45분 극적인 역전 결승골을 터트려 3-2 승리를 이끌었다.
레알 마드리드는 시즌 초반 최악의 부진을 보이고 있다. 정규리그에서 1승1무2패(승점 4)로 11위에 처져 있다. 호날두의 책임이 크다. 그가 동료와 불화를 빚고 있다는 소문이 나돌았고 연봉 인상을 노리고 구단을 압박하고 있다는 구설수도 뒤따랐다. 구단이 내홍을 겪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16일 세비야와의 정규리그 4라운드에서 0-1로 무기력하게 패배했다.
이런 상황에서 맨시티와의 UEFA 챔피언스리그 첫 판은 레알 마드리드에 의미가 큰 경기였다. 승리한다면 반등세로 돌아서는 전환점이 될 수 있었지만 패배하면 분위기는 걷잡을 수 없이 가라앉을 수 있었다.
레알 마드리드는 맨시티를 맞아 힘겨운 경기를 펼쳤다. 후반 14분 에딘 제코에 선제골을 내주며 끌려 갔다. 마르셀루의 동점골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지만 후반 40분 콜라로프의 프리킥이 사비 알론소의 발에 맞고 골 네트로 빨려 들어가며 패배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레알 마드리드는 간판 골잡이들의 릴레이 득점포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후반 41분 카림 벤제마가 그림 같은 터닝 슛으로 동점골을 뽑아냈다. 후반 42분 결정적인 득점 찬스를 놓쳤던 호날두는 후반 45분 천금의 결승포를 터트려 산티아고 베르나베우를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 넣었다.
페널티지역 왼쪽 측면에서 볼을 잡은 호날두는 파블로 사블레타를 제치고 페널티지역 내로 파고 든 후 기습적인 오른발 슛으로 골 네트를 갈랐다. 호날두는 그라운드에 미끄러지며 포효하는 격정적인 세리머니를 펼쳤고 동료들은 일제히 달려와 그를 둘러싸고 역전골을 축하했다. 무리뉴 감독은 골이 터지는 순간 그라운드를 박차고 나와 무릎 슬라이딩을 하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맨시티전에서 터트린 극적인 결승골은 호날두와 레알 마드리드 구단의 갈등을 봉합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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