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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셀러 '멈추면…' 그림 둘러싸고 진실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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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셀러 '멈추면…' 그림 둘러싸고 진실게임

입력
2012.09.18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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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6만부 이상이 팔린 올해 최대 베스트셀러 혜민 스님의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쌤앤파커스 발행)이 논란에 휩싸였다. 이 책의 표지와 내지에 20여 점의 유화를 제공한 우창헌(38) 화백이 "화집도 되고 에세이집도 되는 책을 만들겠다고 그림 사용을 허락 받아 놓고 화가 이름도 밝히지 않아 삽화처럼 전락시켰다"며 출판사와 혜민 스님을 공개 비판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우 화백은 18일 한국일보와 통화에서 "위선적인 인간한테 그림을 빌려준 걸 후회한다"며 "혜민이라는 승려를 믿었는데 배신, 사기 당한 거라고 밖에 생각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가난한 처지이지만 좋은 책을 만든다고 해서 선뜻 그림을 준건데 처음 약속과 달리 (본문에)전시회까지 한 기발표작을 넣으면서 화가 이름도 밝히지 않아 삽화가 되어버렸다"고 주장했다.

앞서 우씨는 지난달 자신의 블로그에 교묘한 편집술을 사용해 책 내용의 일부처럼 보이도록 자신의 작품을 훼손했다며 "남을 짓밟아서 자신을 돋보이게 하겠다는 도둑놈 심보" 라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 우씨는 블로그에서 혜민 스님이 강연을 다니거나 포스터를 만들 때 저작권 표시도 없이 자신의 작품을 이용했으며 이를 지적하자 뒤늦게 혜민스님과 편집자가 찾아와 사과하며 전시를 열어주겠다, 책을 고쳐 내겠다는 제안을 했으나 모두 거절했다고 밝혔다.

네티즌들이 이 게시물을 퍼 나르면서 논란이 확산되자 출판사는 17일 트위터를 통해 "책에 사용된 그림은 적법한 계약과 금액을 주고 사용되었다"며 우 화백이 완성된 책을 보고 마음에 든다고 하는 등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우씨의 글이 사실이 아니어서 법적 대응을 하려 했으나 혜민 스님이 말렸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이에 대해 우씨는 "책이 처음 나왔을 때 충격을 받았다"면서 "5월쯤 혜민 스님에게서 감사의 메일이 와서 항의메일을 보냈는데 '모든 좋은 것에도 나쁜 측면이 있는지 모른다'는 답신이 온 이후 인간적 신뢰를 잃었다"고 말했다.

우씨는 또 당초 출판사가 사용료를 낼 돈이 없다고 해 "가난한 처지이지만 좋은 책을 만든다고 해 표지저작권료로 300만원만 받고 내지에 넣을 20여 점의 그림까지 허락했다"며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을지 몰라도 도의적으로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출판사는 책이 잘 팔려 6월께 사례금으로 300만원을 추가로 지급했으나 우씨는 이 역시 "출판사에서 일방적으로 입금했을 뿐 협의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준혁 쌤앤파커스 상무는 "완성된 책을 보여준 뒤 우 화백이 색감이 안 좋은 그림을 다시 보내주기까지 했는데 왜 이런 사태가 벌어졌는지 안타깝다"며 "우 화백이 일방적으로 연락을 끊었으나 어떻게든 대화로 풀겠다"고 말했다.

채지은기자 c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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