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투자의견 직전 공매도 급증… 또 짜고 치기?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투자의견 직전 공매도 급증… 또 짜고 치기?

입력
2012.09.18 17:36
0 0

주가 하락에 영향을 미치는 애널리스트들의 투자의견 하향 보고서가 사전에 유출된 정황이 최근 1년 자료에서도 포착됐다. 투자의견 보고서가 나오기 직전 일평균거래량의 8배까지 거래가 급증하는 등 정보가 유출되지 않고서야 볼 수 없는 장면들이 여러차례 연출되고 있지만, 당국은 상황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상태다.

1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011년 9월부터 올 8월말까지 애널리스트들이 투자의견을 하향한 종목들의 공매도 거래량을 분석한 결과 적어도 7건의 코스닥 종목에서 의심 정황이 발견됐다.

A증권사가 지난해 11월 16일 BUY(매수)에서 TRADING BUY(단기매수)로 투자의견을 하향 한 '인프라웨어'는 보고서가 나오기 10일 전부터 5일 전까지 공매도거래량이 전무했지만, 직전 4일부터 거래량이 급증하기 시작했다. 11월 10일 1,208주를 시작으로 11일과 14일 각각 24,698주와 17,417주가 거래됐고 바로 직전일에도 8,048주의 거래가 발생했다. 해당 종목의 일평균 공매도 거래량이 2,812주에 불과하다는 점을 고려해도 비정상적인 거래량이다.

B증권사가 올 4월 27일 BUY(매수)에서 HOLD(보유)로 투자의견을 낮춘 코스닥종목 'SK컴즈'의 경우도 유사하다. 보고서 발표 10일 전부터 4일전까지 거래가 없다 직전 3일부터 거래량이 갑작스럽게 늘어났다.

C증권사가 올해 5월 10일 투자의견을 BUY(매수)에서 HOLD(보유)로 하향조정한 'CJ E&M'도 일평균 공매도거래량(1,008)보다 무려 8배 많은 거래가 보고서 발표 이틀 전에 이뤄졌고, 그 외 티에스이, 이엘케이, 주성엔지니어링, 원익IPS 등도 발표 직전 거래량이 비정상적으로 늘었다.

공매도는 주식을 가지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매도주문을 내는 것으로, 주가가 하락하면 차익을 낼 수 있다. 투자의견 하향보고서와 같이 주가 하락에 영향을 미치는 내용을 미리 알 수만 있다면 막대한 이득을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보고서가 나오는 걸 알기라도 한 듯 발표 직전 거래가 급증한 것을 두고 '짜고 치는 고스톱'이 아니냐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엄윤성 한성대학교 교수가 지난달 한국증권학회지에 발표한 '애널리스트 투자의견 하향에 대한 공매도거래 분석'에서도 "공매도거래가 활발하지 않은 코스닥시장에서 애널리스트 투자의견 하향 직전 거래량이 급증했다"며 "사전에 정보가 유출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의심정황이 포착된 7개 종목 모두 애널리스트들의 투자의견 하향 보고서가 발표된 직후 실제로 주가가 하락했다. 만일 누군가 주가가 떨어지기 이전 투자의견을 내릴 거란 정보를 미리 입수해 공매도를 했다면 손쉽게 수익을 얻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이다. 하지만 감독책임이 있는 금융감독원은 "애널리스트의 투자의견이 시장에 영향력이 있는 중요정보인지에 잘 모르겠다"며 수수방관하고 있다.

채지선기자 letmeknow@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