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가 18일 선거 기본전략 등을 짜는 대선기획기구인 '담쟁이기획단'(가칭)을 출범시키는 등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돌입했다. 문 후보는 기획위원에 친 노무현(친노) 인사를 배제함으로써 후보 수락연설에서 약속한 '용광로 선대위' 구성의 의지를 드러냈다.
문 후보는 이날 기획위원에 노영민 박영선 이학영 의원과 김부겸 전 의원 등 4명을 임명했다. 이들은 앞으로 선거대책위원회에 참여할 인물을 영입하고 실무팀을 구성하는 등 선대위 출범에 앞서 선거의 기본 전략을 짜는 역할을 맡는다.
이날 인선에서 주목되는 대목은 4명 모두 친노계와는 거리가 있다는 점이다. 이 의원은 시민사회 출신이며 김 전 의원은 손학규 전 대표와 가깝다. 박영선 노영민 의원은 열린우리당 출신이기는 하지만 친노 당권파와는 거리가 있는 중도파로 분류된다. 노 의원과 이 의원은 처음부터 문 후보 캠프에 참여했고 박 의원은 경선 후반에 지지를 선언했지만 김 전 의원은 경선 내내 중립을 지켰다.
문 후보 캠프 진선미 대변인은 "문 후보가 지향하는 변화와 화합의 키워드에 가장 부합하는 인선"이라고 자평했다. 김 전 의원은 4ㆍ11 총선에서 대구에 출마해 지역주의 타파에 앞장선 점에다 지난달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 만난 사실 때문에 후보 단일화까지 감안한 인선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또 이 의원은 시민사회와의 창구 역할이 감안된 것으로 알려졌고 노 의원은 당내 경선에서 공동선대본부장으로 캠프를 안정적으로 운영한 점, 박 의원은 대여 투쟁력과 개혁성 등이 고려됐다는 후문이다.
단장 중심의 수직적 피라미드 구조인 과거 대선기획단의 틀을 깼다는 점도 특이하다. 위원들이 수평적으로 참여하는 태스크포스(TF) 형태로 운영하겠다는 계획인데 이 또한 "문 후보의 변화 의지를 감안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른바 비문(非 문재인) 진영 인사들이 포함되지 않아 비주류 측의 소외감이 해소될지 의문이란 시선도 있다. 이에 대해 캠프 관계자는 "곧 구성될 선대위에 비문 진영 인사들도 광범위하게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후보는 이날 선임된 4명의 기획위원과 함께 상의해 1~2명의 외부 인사를 영입한 뒤 추석 이전에 선대위를 구성한다는 계획이다. 외부 인사로는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영순위로 고려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곤기자 j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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