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포항 삼성-한화전. 1-0으로 앞선 한화의 5회초 공격 1사 1루에서 타석에 선 장성호(35ㆍ한화)는 삼성 선발 고든과 풀카운트 접전을 벌였다. 이어 7구째 144㎞ 짜리 직구를 받아 친 공은 우익수 앞에 떨어졌고, 주먹을 불끈 쥐고 1루를 밟은 장성호는 그제서야 환한 미소를 지었다. 프로야구 통산 최연소 2,000안타를 달성한 순간이었다. 9월 들어 발목을 잡았던 아홉수 징크스를 털어 버리고 34개월 11개월 만에 올라선 고지였다. 2,000안타는 양준혁(2,318안타ㆍ전 삼성)과 전준호(2,018안타ㆍNC 코치)에 이어 세 번째.
지난 16일 목동 넥센전을 앞두고 훈련 도중 머리에 타구를 맞는 부상을 당했던 장성호는 다행히 단순 타박상으로 판명돼 가슴을 쓸어 내렸다. 2번 1루수로 선발 출전한 장성호는 이날도 첫 두 타석까지 내야 땅볼로 물러나며 아홉수 징크스에 발이 묶이는 듯했다. 그러나 세 번째 타석에서 마침내 대기록을 달성했고, 2,000번째 안타 공은 장성호에게 전달됐다. 삼성의 홈인 포항구장을 메운 관중들도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1996년 충암고를 졸업하고 해태 유니폼을 입은 장성호는 1998년부터 2007년까지 10년 연속 세 자릿수 안타를 기록했다. 또 1998년부터 2006년까지는 9년 연속 3할을 치며 국내 최고의 왼손 교타자로 이름을 날렸다. 2년간 재활을 거쳐 올시즌 건재한 모습으로 복귀하면서 양준혁의 통산 최다 안타 기록도 수년 내 경신할 유일한 후보로 떠올랐다. 2,000안타는 트레이드마크인 외다리타법을 고수하면서도 피나는 훈련과 의지로 이룩한 결과물이다.
장성호는 경기 후 "언젠가는 나올 것이라 생각했고, 크게 긴장하지 않았다"면서 "팀이 패해 마음이 무겁지만 오늘 안타가 가장 기억에 남을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경기는 선두 삼성이 한화에 3-2로 역전승을 거두고 한국시리즈 직행 매직넘버를 '10'으로 줄였다. 한화 선발 류현진은 6이닝 7안타 2실점하며 시즌 9패(8승)째를 기록했다. 연속 이닝 무실점 기록도 27에서 마감됐다. 김성갑 감독대행이 임시 지휘봉을 잡은 넥센은 잠실에서 LG를 1-0으로 따돌렸다. 부산에서는 3위 SK가 2위 롯데를 3-1로 꺾고 승차를 0.5로 줄였다. 광주에서는 KIA와 두산이 연장 12회까지 2-2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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