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간 내전으로 궁지에 몰린 시리아 정부가 화학무기 실험을 실시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이 정권 붕괴 위기를 맞을 경우 실제 화학무기를 사용할 가능성을 높여주는 정황이어서 관심이 쏠린다.
독일 시사주간 슈피겔은 17일 목격자 증언을 토대로 시리아군이 지난달 말 화학무기 실험을 실시했다고 보도했다. 실험 장소는 시리아 최대도시 알레포와 가까운 사막지역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막은 화학무기 연구소로 활용되는 사피라의 과학 연구시설에서 멀지 않은 곳이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실험 당시 시리아군은 전차와 항공기를 동원해 화학무기를 담을 수 있는 포탄 대여섯발을 사막에 발사했다. 이 실험에는 이란 정예부대인 혁명수비대 장교 다수가 참관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등 서방 정보기관은 시리아가 북한, 이란 등의 도움을 받아 화학무기를 제조해 온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최근 사피라 화학무기 연구시설에서 심상치 않은 동향이 감지되면서 화학무기가 실전에 활용될 수 있다는 정황도 나오고 있다. 현지 소식통은 최근 사피라 연구시설이 주변 경비 병력을 증강했으며 자체 전력 생산을 늘리기 위해 발전 시설을 도입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앞서 시리아 정부는 자국인들에게 화학무기를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 약속했지만 외국 군대의 개입이 있을 경우 사용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영창기자 anti09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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