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차례 출전에서 코리아오픈과 인연을 맺지 못한 캐롤라인 보즈니아키(22ㆍ덴마크ㆍ랭킹11위)가 올 시즌엔 경쾌한 발걸음으로 2회전에 안착했다.
보즈니아키는 1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테니스코트에서 열린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2012 KDB 코리아오픈 단식 1회전에서 아란차 뤼스(21ㆍ네덜란드ㆍ71위)를 1시간2분만에 세트스코어 2-0(6-1 6-2)으로 꺾었다. 전 세계랭킹 1위 보즈니아키는 2006년과 2007년에도 이 대회에 출전했으나 당시는 모두 1회전 탈락의 쓴 잔을 들이켰다. 2009년 US오픈에서 준우승까지 경험한 보즈니아키가 투어 무대 1회전을 통과했다는 것은 사실 뉴스도 아니다. 하지만 앞선 두 차례 1회전 분루에서 보듯 코리아오픈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이날도 보즈니아키는 1세트 게임스코어 3-0으로 순항했으나 4번째 자신의 서브게임을 듀스 접전끝에 힘겹게 따냈다. 만일 게임을 브레이크 당했다면 분위기가 바뀔 수도 있는 상황. 보즈니아키는 그러나 안정된 첫 서브성공률(73%-52%)을 앞세워 상대의 범실(1-8)을 유도해 낙승을 거뒀다. 하지만 무릎 부상 탓인지 서브와 스트로크에서 송곳 같은 날카로움을 보여주지 못했다.
보즈니아키는 경기 후 "생각했던 것보다 경기가 훨씬 잘 풀렸다"고 담담히 소감을 밝혔다. 그는 또 보즈니아키와 워즈니아키란 성(姓)이 헷갈린다라는 질문에 "내 성은 보즈니아키"라고 바로 잡았다. 그 동안 국내 언론에선 '워즈니아키' 표기가 대세를 이뤘다. 그러나 이날 자신이 직접 보즈니아키라고 발음해 보이면서 성씨 표기에 대한 논란을 잠재웠다.
이번 대회에 처음으로 도입된 '호크 아이'(Hawk-eyeㆍ컴퓨터 분석 비디오 판독 시스템)판정을 4차례 요청해 2차례나 판정을 정정한 보즈니아키는 "챌린지(호크아이 요청)에 실패했다고 하더라도 판정 불만이 없어지기 때문에 마음이 편해지는 효과가 있다"라고 말했다. 호크 아이 판정은 메이저대회를 비롯한 투어대회에서 수년 전부터 도입했으나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첫 가동했다. 대회를 주관한 JSM아카데미가 영국 본사로부터 10만달러(약 1억원)의 비용을 들여 임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와일드 카드로 출전한 국내 선수 2명은 실력차를 절감하며 모두 탈락했다. 한성희(21ㆍ한솔제지ㆍ264위)가 카이아 카네피(27ㆍ에스토니아ㆍ16위)에게 0-2(1-6 0-6)로, 홍현휘(20ㆍNH농협은행ㆍ662위)도 갈리나 보스코보예바(27ㆍ카자흐스탄ㆍ68위)에게 0-2(1-6 2-6)로 각각 무너졌다. 이로써 한국 선수론 단식에 이소라(18ㆍ원주여고ㆍ468위)만 남게 됐다. 이소라는 19일 마리아 키릴렌코(25ㆍ러시아ㆍ14위)와 1회전에서 격돌한다.
한편 빼어난 미모로 국내 팬들에게 인기가 높은 2010 한솔코리아오픈 복식 챔피언 율리아 괴르게스(23ㆍ독일ㆍ20위)는 실비아 솔레르 에스피노사(24ㆍ스페인ㆍ78위)에게 1-2(6-1 6-7 2-6)로 역전패해 아쉬움을 남겼다. WTA 투어 최고령(42) 현역선수 다테 기미코 크룸(일본ㆍ109위)도 1회전 고비를 넘지 못했다.
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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