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케미칼이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불황 탈출에 나선다. 세계 경제위기로 태양광 및 석유화학 사업이 장기 침체에 빠지면서 특화사업을 더욱 육성해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한화케미칼은 18일 울산 제1공장에서 고함량 에틸렌비닐아세테이트(EVA)를 연간 4만톤 생산할 수 있는 플랜트를 증설하고 준공식을 가졌다. EVA는 태양전지, 전선, 접착제 등에 다용도로 사용되는 석유화학 제품. 투명성과 접착력, 내구성이 뛰어나 폴리에틸렌이나 폴리프로필렌 등 기존 합성수지를 대체할 신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현재 석유화학 분야의 주도권은 원가 경쟁력에서 앞선 중국과 인도, 중동 등 이른바 ‘골든 트라이앵글’로 넘어간 상황. 원자재를 수입해 제품을 생산하고, 다시 해외로 수출하는 국내 기업들의 설 자리가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때문에 한화는 EVA에서 위기 탈출의 해법을 찾았다. EVA는 비슷한 용도의 범용 제품에 비해 영업이익률이 100% 이상 차이가 날 만큼 부가가치가 월등히 높다. 불황일 때에도 가격 하락폭이 적어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 한화는 이 제품을 1985년부터 생산해 오고 있다.
진입장벽이 높은 것도 강점. 고함량 EVA 제품은 대규모 투자와 높은 기술력을 필요로 해 한화케미칼과 미국 듀폰, 일본 토소 등 생산 기업이 한정돼 있다. 한화 관계자는 “저함량에서 고함량까지 모든 종류의 EVA를 생산할 수 있는 기업은 한화케미칼과 듀폰 뿐으로 시장 수요에 맞게 탄력적 대응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번 증설로 한화케미칼의 EVA 생산 능력은 연간 16만톤으로 늘었고, 세계 시장에서 듀폰, 엑손모빌, 포모사 등에 이어 5위권의 생산능력을 확보하게 됐다. 방한홍 한화케미칼 사장은 “국내에서는 고부가 특화제품 생산을 늘리고 사우디아라비에 건설 중인 EVA 설비에서는 범용제품 생산에 주력하는 이원화 전략으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겠다”고 말했다.
김이삭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