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화되고 있는 중국과 일본의 영토 분쟁 불똥이 스포츠에까지 튀었다. 양국 선수들은 신변 안전을 이유로 상대국에서 열리는 경기에 참가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중국과 일본은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 열도) 영유권을 놓고 극한 대립을 벌이고 있다. 중국 내에서는 반일 폭력 시위가 주요 도시로 번지고 있고 일본에서도 이에 대항하는 반중 시위가 고개를 들고 있다.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은 스포츠 교류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국 선수는 일본에서, 일본 선수는 중국에서 열리는 경기 출전을 거부하고 있다.
18일 도쿄 요요기체육관에서 개막된 2012 일본오픈 배드민턴 슈퍼시리즈에 중국 선수들은 참가하지 않았다. AFP에 따르면 중국 선수단은 지난 14일 국제배드민턴연맹에 안전상의 이유로 불참을 통보했다.
지난 8일 막을 올린 한국과 중국, 일본의 연합 리그인 2012~13 아시아리그 아이스하키(ALH)도 파행 위기를 맞았다. ALH는 모두 7개 팀으로 이뤄져 있고 이 가운데 일본 팀은 도호쿠 프리블레이즈, 닛코 아이스벅스, 오지 이글스, 일본제지 크레인스의 4개다. 이들은 당분간 중국 원정 경기를 치를 수 없다는 입장이다.
크레인스는 오는 23일부터 차이나 드래곤(중국)과 상하이 원정 3연전이 예정돼 있다. 시위대들이 일본 상점을 습격하고 불을 지르는 등 날로 반일 감정이 격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크레인스 선수단이 상하이 원정에 나설 리가 만무하다. 다음달 초 상하이 원정이 예정된 이글스, 11월 차이나 드래곤과 원정 경기 일정이 잡혀있는 프리블레이즈도 중국에서 경기를 치를 수 없다고 버티고 있다.
닛코 아이스벅스는 아예 ALH 리그를 탈퇴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중국인 심판에 연루된 폭력 사건으로 소속 팀 선수가 받은 중징계에 대한 반발이다.
지난 8일 닛코에서 열린 2012~13 시즌 개막전에서 아이스벅스 공격수 우에노 히로키는 5-0으로 앞선 경기 종료 직전 중국인 주심 왕잔용의 안면을 팔꿈치로 가격했다. 판정에 대한 불만에서 비롯된 돌출 행동으로 풀이된다. 이날 왕잔용 주심은 차이나 드래곤에 7개의 마이너 페널티(2분간 퇴장)를 준 반면 아이스벅스에는 15개의 마이너 페널티를 선언했다.
ALH 사무국은 우에노의 가격이 고의성이 짙다고 판단, 10경기 출전 정지의 중징계를 내렸고 아이스벅스는 이에 반발, 징계 수위가 낮춰지지 않을 경우 대회를 보이콧하겠다고 선언했다.
ALH는 19일 7개 구단 관계자들의 긴급 회의를 소집, 일본 팀의 중국 원정 거부와 아이스벅스의 보이콧 문제 해결 방법을 논의한다.
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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