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미국에 미일상호협력안보조약을 댜오위다오(釣魚島)에 적용하는 것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는 중국과 일본의 댜오위다오 영토 분쟁에서 사실상 일본 편에 선 미국에 중립을 주문한 것이다.
량광례(梁光烈) 중국 국방부장은 18일 베이징(北京)시 8ㆍ1빌딩에서 리언 패네타 미국 국방장관과 회담 후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중국은 댜오위다오에 미일상호협력안보조약을 적용하는 것을 단호하게 반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중국과 미국은 대국 관계의 기본 틀을 형성하는 데 있어 호혜평등과 공동번영의 원칙을 지키는 게 중요하다"며 "서로의 핵심 이익과 중대 관심사를 존중하고 차이와 모순을 잘 처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량 부장은 일본을 겨냥해 "댜오위다오 사태를 악화시킨 책임이 일본에 있다"며 "우리는 이 문제가 평화적인 방식과 협상을 통해 해결되길 바라지만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추가 행동을 취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량 부장이 올해 초 미국을 방문한 것에 대한 답방으로 전날 밤 베이징에 도착한 패네타 장관은 이날 댜오위다오 분쟁과 관련, 중일에 냉정과 자제를 요청했다. 패네타 장관은 량 부장에게 댜오위다오 문제와 같은 영토 분쟁에는 개입하지 않는다는 미국의 입장을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자회견에서는 아시아 지역의 미군 재배치가 중국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중국은 미국이 사실상 일본 편을 들고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겐바 고이치로(玄葉光一郞) 일본 외무장관은 전날 중국과 영토 분쟁을 빚고 있는 동중국해 섬이 미일상호협력안보조약에 해당한다는데 일본과 미국 정부가 동의했다고 밝혔다. 미일은 일본 남부에 두번째 탄도 미사일 추적용 AN/TPY-2 레이더(X밴드 레이더)를 설치하는데도 합의했다. 이 기기는 4,000㎞ 이내의 탄도미사일 형태를 구별할 수 있다. 미국은 레이더 추가 설치가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레이더는 360도 회전이 가능해 중국 감시의 목적도 갖고 있다는 게 중국측 우려다.
패네타 장관은 19일 인민대회당에서 중국의 차기 지도자로 내정된 시진핑(習近平) 국가 부주석과 회동한다. 시 부주석은 중국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을 겸임하고 있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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