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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보는 이주일의 小史] <64> 北 무장간첩 강릉 잠수함 침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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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보는 이주일의 小史] <64> 北 무장간첩 강릉 잠수함 침투

입력
2012.09.17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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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9월 18일 새벽, 해안도로를 달리던 택시기사 이진규씨는 강원 강릉시 강동면 안인진리 대포동 앞 해상에서 불빛이 번쩍이는 돌고래 같은 물체를 발견했다. 신고를 접한 강동파출소 경찰이 현장을 확인한 후 인근 군 초소에 연락을 취했고 비슷한 시간 이를 감지한 대포동의 해안초소에서도 신속히 후속 조치를 취하고 있었다. 북한의 상어급 잠수함이 대포동 앞바다에 좌초한 사실을 확인한 군은 즉각 전면전 돌입 직전 상황인 진돗개 하나를 발령하고 전군에 비상 경계령을 내렸다.

좌초된 북한 잠수정으로부터 무장간첩의 흔적을 발견한 군은 1차적으로 간첩들의 도주로와 예상 은거지역인 칠성산과 괘방산, 망덕봉 일대를 차단하고 본격적인 작전을 개시했다. 그날 오후 4시 무렵 청학산 8부 능선에서 민간인 복장을 한 채 자폭한 것으로 보이는 11명의 간첩들이 군 헬기에 의해 발견됐다. 당시 그들에게서 발견된 권총 한 자루와 수류탄 2발로 인해 모두 자살했을 것으로 보도됐지만 후에 AK소총을 사용한 침투요원의 사살로 밝혀졌다. 잠수함이 표류하면서 특수전 훈련을 받지 못한 승무요원과 안내요원은 뒤쳐지거나 붙잡혀 기밀 누설을 할 우려가 있었기 때문이다.

1시간쯤 후인 오후 4시 40분, 도주 중이던 잠수함 승무원인 이광수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생포됐고 그의 입을 통해 침투 경로와 사살된 간첩들의 신분이 확인됐다. 시체들은 해상처장 김동원 대좌를 비롯한 승조원들과 안내원들로 공작조에 의해 살해됐으며 침투 간첩들은 북한 인민무력부 정찰국 해상처 제22전대의 공작요원으로 전원 군관 신분이었다. 이들의 침투 목적은 군 비행장과 발전소 등 주요 시설에 대한 자료수집과 우리 군의 경계태세 확인, 그리고 요인 암살과 주요시설 파괴였으며 작전에 이용한 잠수함은 길이 35m, 폭 3.8m의 300톤 규모의 상어급 잠수함으로 특수 공작에 이용하기 위해 개조된 것이었다.

이날부터 11월 초까지 무려 50일간의 끈질긴 추격작전이 시작됐다. 총 침투인원 26명 중 생포된 이광수와 공작조에 의해 사살된 11명을 제외한 14명이 그 대상이었다. 총 연인원 150만 여명을 동원해 본격적인 수색에 나선 군경과 예비군들은 19일부터 차례로 무장간첩들을 발견해 사살하는데 성공했다. 작전을 종료할 무렵 북으로 달아난 1명을 제외하고 총 25명의 무장간첩을 일망타진했으나 아군의 피해 또한 적지 않았다. 교전과 안전 사고로 인해 군 병력 10명이 사망했으며 민간인 피해도 4명에 이르렀다. 평창군 탑동리 인근 야산에서는 송이를 캐던 주민 3명이 무장간첩들의 총탄에 희생돼 안타까움을 더했다.

이 사건은 1968년 울진삼척 무장공비사태 이후 최대규모의 간첩사건으로 기록되고 있으며 좌초됐던 북한 잠수함은 해군에 인양돼 현재 강릉 통일공원에 전시돼있다.

손용석기자 ston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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