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강도 ,유치장 15㎝ 배식구로 도주… 경찰은 깜깜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강도 ,유치장 15㎝ 배식구로 도주… 경찰은 깜깜

입력
2012.09.17 11:32
0 0

대구 동부경찰서에서 유치장에 수감됐던 강도 피의자가 감시 소홀을 틈타 도주한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은 2시간30분 넘게 도주 사실조차 파악하지 못했다. 피의자 도주 사건은 올해 대구에서 3번, 동부경찰서에서만 2번이나 발생했다. 더구나 경찰은 CCTV 영상조차 공개하지 않아 도주사건 전말을 은폐하려 한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17일 대구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쯤 대구 동부경찰서 유치장에 강도상해 혐의로 수감돼 있던 최모(50ㆍ전과25범)씨가 유치장 배식구와 창문을 통해 도주했다. 최씨는 지난 7월8일 대구 동구의 한 가정집에 침입해 물건을 훔치다 들키자 주인에게 전치 3주의 상처를 입히고 도주했다 지난 12일 붙잡혀 구속됐다.

특히 최씨는 2008년 미성년자를 성폭행한 혐의로 구속돼 복역한 뒤 올해 초에 출소한 것으로 밝혀져, 최근 성범죄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시민의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최씨는 웃옷을 벗고 유치장 쇠창살 하단의 배식구를 빠져나간 뒤 건물 바깥으로 연결되는 창문을 통해 달아났다. 당시 유치장에는 최씨 등 유치인 8명, 유치장 밖에는 근무경찰 3명 중 2명 등 모두 10명이 있었지만 아무도 최씨의 도주 사실을 몰랐다고 경찰은 밝혔다. 최씨가 수감됐던 유치장 8호실에도 최씨 외에 2명의 유치인이 있었다. 경찰은 뒤늦게 최씨의 도주 사실을 알고 연고지 등에 형사대를 보내는 한편 공개 수배에 나섰지만 최씨의 행방은 묘연한 상태다.

하지만 최씨의 도주 과정에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경찰은 "최씨가 유치장 쇠창살 배식구를 빠져나온 뒤 창문틈에 매달려 있는 모습이 CCTV에 잡혔다"면서도 CCTV 영상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최씨가 빠져나갔다는 유치장 쇠창살 배식구는 가로 45㎝ 세로 15㎝ 크기다. 건물 밖으로 통하는 창문은 가로 170㎝ 세로 68㎝ 크기로, 3개의 창살이 13.5㎝ 간격으로 3개가 설치돼 있고 창틀 하단부 높이가 205㎝나 된다. 일반적인 성인의 머리 폭보다 좁은 배식구와 창살 틈으로 사람이 빠져나갔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경찰은 이에 대해 "CCTV는 회전하면서 촬영하는데, 최씨가 빠져나가는 순간은 포착되지 않았고 창문에 매달려 있는 모습은 확인됐다"며 "최씨가 키 165㎝에 마른 체구로 배식구와 창문으로 빠져나간 것이 확실하다"고 말했다.

경찰의 이같은 주장이 사실일 경우 같은 규격의 전국 모든 유치장 배식구와 창틀은 모두 보강되어야 할 형편이다. 대구지방경찰청은 당시 유치장 근무자 등을 상대로 감찰조사를 벌여 직무태만 사실이 드러나면 징계하고, 유치장 시설에 문제가 없는지 점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3일에는 강도 혐의로 대구 서부경찰서에 연행됐던 10대 2명이 형사계에서 조사를 받다가 달아났고, 지난 3월에는 폭행 혐의로 대구 동부경찰서의 한 지구대에 연행됐던 40대가 감시 소홀을 틈타 달아났다가 10일 만에 붙잡혔다.

도주 사건이 알려지면서 시민들은 불안감과 함께 경찰에 대한 강한 불신을 드러냈다. 박모(48ㆍ회사원)씨는 "전국적으로 성범죄 등 강력사건이 잇달아 경찰에 특별방범령이 내려졌다는데, 어떻게 같은 경찰서에서 두번씩이나 범죄자자 탈출 사건이 발생할 수 있느냐"며 황당해 했다.

정광진기자 kjcheong@hk.co.kr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를 작성한 기자에게 직접 제보하실 수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다리며, 진실한 취재로 보답하겠습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