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대선 후보로 16일 문재인 후보가 선출됨에 따라 이미 출전이 확정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조만간 대선 출마 선언이 확실시 되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간 대선 삼각 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동시에 문 후보와 안 원장간의 총성 없는 전쟁도 시작됐다. 이번 대선의 승패를 결정지을 핵심 변수로 꼽히는 야권 후보 단일화 전쟁이다.
일단 야권 후보 단일화가 성사될지가 관심사다. 현재로선 성사 쪽에 무게가 쏠려 있다. 문 후보와 안 원장이 갈라져 독자 출마할 경우 '야권 필패ㆍ박 후보 승리'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점을 야권 전체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황인상 P&C정책개발원 대표는 "단일화가 깨졌을 경우 문 후보든 안 원장이든 누구도 당선을 보장할 수 없다"며 "야권 안팎의 압력 때문에라도 결국 단일화 쪽으로 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렇다면 문 후보와 안 원장 중 누가 최종 후보로 낙점될까. 현재로선 예측 불가다.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전까지만 해도 각종 여론조사에서 안 원장이 문 후보에게 앞섰다. 하지만 최근 실시된 일부 여론조사에서 문 후보가 안 원장을 추월하기 시작했다.
결국 누가 되느냐는 단일화 방식에 달렸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는 양측간 단일화 방식을 둘러싸고 향후 치열한 신경전이 벌어질 수밖에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일단 문 후보 측에서는 경선 과정에서의 역풍 등을 우려해 정치적 담판을 희망하는 분위기다. 최근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야권 후보 단일화 방법과 관련"담판을 통해 한 쪽이 양보하는 것이 제일 아름답고 감동 있는 단일화의 모습"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문 후보가 제안했던 '공동정부론'이 협상의 고리가 될 수 있다. 양측이 공동으로 '섀도캐비닛'(예비 내각)을 구성하자는 얘기도 나온다. 하지만 담판을 통해 문 후보가 대선 출마를 포기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다시 말해 담판은 곧 '안 원장의 양보'와 동의어다. 때문에 문 후보가 안 원장의 지지율을 압도하지 않는 이상 담판은 쉽지 않을 것이다.
담판이 안 된다면 경선이다. 이 경우에도 구체적 방식을 놓고 양측간 지루한 줄다리기가 벌어질 공산이 크다. 문 후보의 경우 민주당이라는 튼튼한 조직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를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방안, 다시 말해 선거인단이나 모바일 투표의 비중이 높은 경선 방식을 들이 밀 것이다. 반면 조직이 약한 안 원장의 경우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경선을 제의할 가능성이 크다.
단일화 시기도 관심사다. 단일화 효과 극대화를 고려했을 때 대선 후보 등록일(11월 25∼26일)에 임박한 시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정몽준 후보 간 단일화도 후보 등록 직전인 25일 새벽 0시 타결됐었다.
한편 안 원장은 이날 민주당 경선 결과 발표 뒤 "(문 후보가) 민주당 대선 후보로 선출된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고 말했다고 유민영 대변인이 전했다.
김성환기자 bluebir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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