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가 일을 하지 않고 아버지가 결혼에 만족할수록 둘째 아이 출산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이나 연령 등 다른 변수보다 이 두 가지의 영향이 가장 큰 것으로 분석돼 출산 장려를 위해서는 문화적ㆍ심리적 특성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6일 육아정책연구소에 따르면 정미라 가천대 유아교육학과 교수팀은 최근 논문'첫 자녀를 둔 가구의 후속출산에 영향을 미치는 변인 탐색'을 통해 이 같은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2008년 한국아동패널 조사에 참여한 만 2세의 첫 자녀를 둔 가구 중 2010년까지 둘째 아이를 출산한 177가구와 한 자녀에 그친 555가구를 조사ㆍ분석했다.
어머니 취업 여부만 놓고 보면, 둘째 아이를 출산한 어머니 중 72.9%, 둘째를 낳지 않은 어머니는 61.8%가 비취업 상태였다. 일 하는 어머니가 둘째 자녀 갖기를 피하는 경향을 보여준다.
'결혼생활에 얼마나 만족하십니까','배우자에 얼마나 만족하십니까?' 등 4가지 질문에 '매우 불만(1점)'에서 '매우 만족(5점)'까지 답하는 방식으로 조사된 결혼만족도의 영향을 분석한 결과, 아버지의 결혼만족도가 1점 높아질수록 둘째를 가질 가능성이 36.8%씩 증가했다.
또한 둘째를 출산한 가구 중 월평균 소득이 300만원 이상인 가구의 비율은 48.6%, 둘째를 출산하지 않은 가구 중 300만원 이상인 가구는 57.8%로 나타났다. 소득이 높은 가정이 한 자녀인 경우가 더 많은 것이다. 또 둘째를 낳은 가구에서 부모 연령이 30세 이하인 경우가 더 많아 결혼연령도 둘째 출산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시사했다. 반면 육아지원정책 인식, 아버지의 양육 참여 등은 둘째 출산에 미치는 영향이 뚜렷하지 않았다.
정미라 교수는 "연구대상이 만 2세 영아 부모라 아직 둘째 출산에 관심이 없을 수 있다는 한계는 있지만, 결혼만족도와 같은 개인적 특성도 출산율 저하에 작용한다는 결과가 나온 만큼 다양한 요인을 고려한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밝혔다.
정승임기자 cho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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