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열 KIA 감독이 폭발했다.
경기 도중 심판 판정에 불만을 드러내면서 시즌 처음으로 선수들을 모두 덕아웃으로 철수시키는 초강수를 뒀다. 이 때문에 선수와 감독 시절을 포함해 생애 첫 퇴장을 당했다.
16일 SK-KIA전이 열린 인천 문학구장. '사고'는 KIA가 3-2로 앞선 8회말 수비에서 터졌다. 무사 1ㆍ2루 위기에서 KIA 투수 홍성민은 SK 4번 이호준을 상대로 3루 땅볼을 유도했다.
하지만 주심은 이호준이 친 타구가 발 끝을 맞고 굴절돼 3루에서 유격수 방향으로 3~4m 정도 꺾였다고 판단해 파울을 선언했다. 주심의 소리를 듣지 못한 KIA 선수들은 3루수-2루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 플레이를 성공시켰다.
선 감독은 판정이 잘못됐다면서 벤치를 박차고 나가 주심에게 강하게 항의했지만 결과는 번복되지 않았다. 선 감독은 선수들을 덕아웃으로 불러들여경기는 오후 7시51분 중단됐다. 그러나 수비를 하던 KIA 선수 중 김선빈 만은 3루 캔버스 위에 앉아 있다가 잠시 후 벤치에 있던 윤완주가 그 역할을 대신했다.
"이호준이 타구에 맞지 않았다"고 항의한 선 감독은 결국 선수단을 철수시켰다는 이유로 퇴장 당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009년 6월29일 규칙위원회를 열고 선수 철수에 관한 룰을 만들었다. '감독이 경기 중 선수를 불러들일 경우 감독은 퇴장을 시킨다'는 규칙이다. 또 대회 요강에는 선수들이 1명도 남지 않고 모두 철수했을 때는 5분 경과 후 몰수패로 처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KIA는 몰수패를 막기 위해 김선빈, 윤완주 등이 교대로 3루를 지켰다. KIA 선수들은 오후 8시14분 그라운드로 돌아왔다. 14분간 중단된 경기는 재개됐다.
KIA는 무사 1ㆍ2루에서 이호준에게 몸에 맞는 볼을 내줘 만루 위기에 몰렸지만 후속 타자를 3루 직선타, 유격수 병살타로 요리해 무실점으로 이닝을 막아냈다. KIA는 SK를 3-2로 물리치고 문학구장 4연패에서 벗어났다.
선 감독은 "체력적으로 힘든 상황에서도 선수단이 끝까지 최선을 다해 이길 수 있었다. 화요일부터 이어지는 홈 4연전에서도 좋은 경기를 하겠다"고 말했다.
두산은 잠실 LG전에서 '포스트 김동주' 윤석민의 활약으로 6-5로 역전승을 거뒀다. 4번 1루수로 선발 출전한 윤석민은 3-2로 역전에 성공한 3회 1사 1루에서 LG 두 번째 투수 최성훈의 초구 직구(138㎞)를 통타해 왼쪽 스탠드에 꽂히는 쐐기 투런 아치를 그렸다. 지난 12일 넥센전에 이어 4일 만에 터진 시즌 9호째로 데뷔 첫 두 자릿수 홈런에도 1개만을 남겨 놓았다. 홈런 포함, 4타수 3안타 2타점의 만점 활약이었다.
한편 두산은 2회 6번 임재철의 도루로 팀 동산 세 번째 3,400도루를 달성했다. 두산 선발 김승회는 6.2이닝 동안 9안타를 허용했지만 산발로 막고 2실점만 하며 시즌 5승(6패)째를 수확했다.
목동에서는 꼴찌 한화가 외국인 투수 데니 바티스타의 삼진쇼를 앞세워 넥센을 8-2로 제압했다. 바티스타는 6.2이닝 동안 13개의 삼진을 뽑아내 4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시즌 4승(4패)째. 13삼진은 2001년 에르난데스(SK)와 레스(KIA)가 세운 역대 외국인 투수 최다 삼진과 타이 기록이다. 한화 3번 최진행은 1회 무사 1ㆍ2루에서 우전 적시타로 결승 타점을 올렸다. 대구 삼성-롯데전은 비로 취소됐다.
인천=노우래기자 sporter@hk.co.kr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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