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ㆍ釣魚島) 영유권 분쟁과 관련해 총공세에 나섰다. 중국 본토에서 일본의 센카쿠 국유화 조치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15, 16일 이틀간 이어졌다. 중국 언론은 시위 사실을 거의 전하지 않았지만 일본 교도통신은 15일 중국 57개 도시에서 8만여명이 참가, 중일 수교 이후 최대 규모의 반일 시위가 일어난 데 이어 16일에도 56개 도시에서 시위가 이어졌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이날 동중국해에서 모의 전투 훈련을 실시해 긴장감을 더 높였다.
15일 2만명 이상의 시위대가 모인 베이징(北京) 주중 일본대사관 부근에는 16일에도 비슷한 규모의 시위대가 모여 7개 차로를 가득 메우고 '댜오위다오는 중국의 신성한 영토다' '일본인은 물러가라' 등의 푯말과 오성홍기를 들고 행진했다. 시위대 일부는 일본 국기를 태우고 물병과 계란 등을 대사관에 던졌다.
광둥(廣東)성 선전에서는 15일 일부 시위대가 일본 기업과 백화점, 음식점, 차량 등을 공격해 시위가 폭력으로 변했다. 산둥(山東)성 칭다오(靑島)에서는 시위대가 파나소닉그룹의 전자부품 공장 등 10개 일본 기업 공장에 난입해 불을 질렀으며 후난(湖南)성 창사(長沙)에서는 일본계 슈퍼마켓 헤이와도(平和堂)를 습격하고 유리창을 깼다. 광저우(廣州), 시안(西安), 난징(南京) 등에서도 수천~수만명이 반일 시위를 했다.
바다에서는 대규모 중국 선단이 댜오위다오 주변에 집결, 16일 낮 12시 중국의 하계 휴어기가 끝나자마자 조업을 시작했다. 환구망(環球網)은 푸젠(福建)성과 저장(浙江)성에서 댜오위다오 해역 조업 허가를 받은 어선이 1,000척을 넘는다고 전했다.
홍콩의 댜오위다오보위행동위원회는 지난달 댜오위다오 상륙 시 타고 간 선박 카이풍(啓豊)2호를 타고 만주사변 81주년인 18일 댜오위다오로 가겠다고 발표했다.
센카쿠 해역을 담당하는 중국 동해함대는 16일 동중국해에서 전투함정, 잠수함, 전투기, 헬리콥터 등을 참가시켜 모의 전투 훈련을 하고 미사일 40여발을 발사했다.
문화계에서는 청일전쟁(중일갑오전쟁) 이후 일본이 강탈해간 갑골문, 청동기, 조각품 등 1만5,245건의 문화재 목록이 수록된 책이 15일 출간돼 반일 감정에 기름을 부었다.
한편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일본 총리는 이날 중국 정부에 일본인과 일본계 기업의 피해 방지 조치를 요구했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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