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특파원 칼럼] 독도, 이제는 머리로 지켜야 한다
알림

[특파원 칼럼] 독도, 이제는 머리로 지켜야 한다

입력
2012.09.16 12:03
0 0

최근 독도와 센카쿠(尖閣)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ㆍ釣魚島) 영유권을 둘러싸고 한일 그리고 중일 대립이 격화하고 있다. 일본 정부의 센카쿠 국유화에 반발, 중국에서는 연일 반일 시위가 이어지고 있으며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과 일왕 사과 요구 발언에 반발한 일본 우익은 일본의 한류 분위기에까지 찬물을 끼얹을 태세다.

영토 문제를 둘러싼 갈등은 언제나 국민의 격렬한 감정적 대립을 동반한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해저 매장 자원을 차지하려는 자원전쟁이 도사리고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중국과 일본이 국교정상화협상을 하던 1972년 중국은 당장은 센카쿠 문제를 해결할 지혜가 없으니 차세대로 이 문제를 넘기겠다고 선언했다. 그때 이미 센카쿠 인근에 방대한 양의 천연가스가 매장돼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보고서가 나오고 있었지만 양국 관계가 다시 꼬이는 것을 원치 않은 중국은 그 문제에 크게 개의치 않았다. 이후 일대에서 가스전과 유전이 발견되고 특히 중국이 개발중인 가스전이 일본이 실효지배중인 센카쿠 해역에까지 뻗어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중국은 이전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돌아섰다.

지난해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 사고를 겪은 일본은 최근 2030년대 원전 제로를 선언했다. 30년 분량의 원전을 가동할 플루토늄 추출물을 투입하면 2,000년 동안 원전을 가동할 수 있는 플루토늄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 몬주 고속증식로도 폐로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일본이 원전을 포기한다는 것은 그만큼의 에너지를 해외에서 수입하거나 직접 조달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니 일본에게 센카쿠는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중요한 곳이 됐다.

일본이 독도를 노리는 속내도 에너지 확보와 무관하지 않다. 한국의 동해안에서 일본의 야마카게(山陰) 해안으로 이어지는 해저에 석유와 천연가스가 다량 매장돼있을 가능성이 크다. 이 일대로 연결되는 해저 상당 부분의 수심이 200m가 채 안되는 대륙붕으로 연결돼있어 경계를 구분하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 이 한가운데에 독도가 위치하고 있다. 독도의 영유권을 갖는 나라가 이 해역에서 훨씬 많은 해양 자원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은 불문가지다.

일본은 독도를 실효지배중인 한국에 이 일대 해저자원 공동조사를 수 차례 요구했으나 번번히 거절당했다. 일본이 독도는 일본 땅이라는 논리를 내세우고 초중고교 교과서 등을 통해 독도 교육을 강화하려는 배경에는 해양 자원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속셈이 숨어있다.

가히 전쟁으로 불러도 좋을 만큼 자원 확보를 둘러싼 각국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국민이 지켜온 독도 덕분에 한국은 어쩌면 자원부족 국가에서 자원부국으로 입장이 바뀔 수도 있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독도의 영유권을 주장하기 위한 보다 치밀하고 이성적인 판단이 필요하다. 우선 독도가 한국 땅임을 주장하는 철저하고 객관적인 자료 수집이 필요하다. 우리의 일방적인 주장만으로는 부족한 만큼 일본의 논리를 무너뜨릴 수 있는 연구도 병행해야 한다. 이때 무엇보다 가장 큰 무기는 우리가 독도를 실효지배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한 국가가 특정 지역을 실효지배하고 있는 이상 이를 되돌리는 것은 전쟁 이외에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런 의미에서 실효지배를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주변 국가의 독도 도발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보다 장기적인 밑그림을 만들어야 한다. 가슴으로 지켜온 독도, 이제는 머리로 지켜야 할 때다.

한창만 도쿄특파원 cmha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