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부산 강서구 대저동에 자리한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 테크센터 내 작업장. 수 십명의 엔지니어들이 항공기의 동체 뒤쪽 등을 제작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이들 동체는 B787 등 보잉과 에어버스의 주력기종에 독점 공급되는 제품들이어서 엔지니어들은 공정마다 확인을 거듭했다. 한 관계자는 “일부 선진 항공업체들이 독점 제작하고 있는 엔진이나 랜딩기어만 중요한 것이 아니다. 동체제작도 수십년 노하우의 집약이 필요한 분야”라며 “관련 수주량이 매년 10%씩 늘고 있다”고 말했다.
항공기 동체 구조물 제작이 대한항공의 신성장 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1980년대 제작사업에 뛰어든 이래 초기 단순 부품 제조에서 최근 항공기 동체의 개발ㆍ제작ㆍ시험 등 전 과정을 독자적으로 수행하면서, 메이저 항공기 메이커들의 동체 구조물 제작을 속속 맡게 된 것. 테크센터는 한ㆍ미 군용기 정비, 도색 등도 하지만, 올해 총 예상매출 5,970억원 중 절반인 3,000억원을 민간항공기 동체 제작 부문에서 벌어들일 예정이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에어버스 A320 날개에 달린 ‘샤크렛(sharklet)’. 날개 끝 부분에서 하늘로 완만하게 휘어진 구조물인 샤크렛은 비행시 날개 끝에 생기는 불규칙한 공기 흐름을 감소시켜 연료 소모를 약 3.7% 줄인다.
보잉의 차세대 주력 항공기 B787 역시 대한항공 기술력이 들어간다. 샤크렛과 같은 기능의 ‘레이키드 윙팁(Raked Wing Tip)’, 비행기 뒤쪽인 ‘후방동체(After Body)’, 양 날개에 달려 공기저항을 줄여주는 ‘플랩 서포트 페어링(Flap Support Fairing)’ 등 6가지 제품이 독점 공급되는데, B787 한대가 팔릴 대마다 대한항공 매출이 150만달러(약 17억원)씩 올라간다. 이밖에 에어버스의 차세대 항공기인 A350의 화물용 출입문도 개발, 연내 양산에 돌입한다.
대한항공 최준철 항공우주사업본부장은“군수 보다 수요예측 등에서 안정적인 민간 항공기 동체 제작 분야에 더 관심을 두고 있다”며 “앞으로 시설 및 인력에 적극 투자, 신성장 동력으로 키울 방침”이라고 말했다.
부산=김현수기자 ddacku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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