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31ㆍ퀸스파크레인저스)과 박주영(27ㆍ셀타 비고)이 모처럼 고국 팬들에 반가운 소식을 나란히 전해왔다.
박지성은 16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런던 로프터스 로드에서 끝난 강호 첼시와의 2012~13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4라운드 홈 경기에서 남은 시즌에 대한 희망을 확인시켰다. 후반 10분 결정적인 득점 찬스를 놓쳐 아쉬움을 남겼지만 공격과 수비에 걸쳐 자기 몫을 다해냈다. 시즌 개막 후 하위 팀에 연패하는 등 최악의 부진을 겪던 퀸스파크레인저스(QPR)는 유럽 챔피언 첼시를 맞아 0-0으로 비기며 부진 탈출의 희망을 찾았다.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에서 이적해 온 에스테반 그라네로가 공격형 미드필더로 기용됨에 따라 주 포지션인 왼쪽 날개로 출전한 박지성은 후반 들어 날카로운 움직임을 보였지만 골운이 따르지 않아 '영웅'이 될 기회를 놓쳤다. 후반 10분 그라네로의 크로스를 노마크 상태에서 헤딩 슛으로 연결했지만 페트르 체흐 골키퍼의 정면으로 향했다. 후반 18분 중거리 슈팅은 골문을 벗어났다.
그러나 QPR은 명문 첼시를 상대로 베테랑들이 공수에 걸쳐 팀의 중심을 잡아 하위권 탈출 전망을 밝혔다. 2무2패(승점 2)로 여전히 시즌 첫 승을 올리지 못했지만 첼시전에서 보여준 경기력은 희망적이었다. 브라질 대표팀 출신 수문장 줄리우 세자르는 전반 초반 에당 아자르, 페르난도 토레스의 결정적 슈팅을 막아내 '명불허전'을 확인시켰고, '스타 군단' 레알 마드리드에서 기회를 제대로 잡지 못했던 그라네로는 QPR의 컨트롤 타워가 될 만한 실력을 선보였다.
박지성은 또 첼시 주장 존 테리와의 악수를 두 차례나 거부해 화제에 올랐다. 테리는 지난해 QPR과의 경기 중 수비수 안톤 퍼디낸드에게 인종차별적인 욕설을 해 파문을 일으켰다. 박지성의 악수 거부는 주장으로서 동료와 팀의 자존심을 지키겠다는 의지 표현으로 풀이된다. 박지성은 경기 전 양 팀 선수들이 인사를 나눌 때 테리와 악수를 하지 않았고, 동전 토스에 앞서서도 테리와의 악수를 거부했다.
한편 박주영은 16일 오전 에스타디오 메스타야에서 열린 발렌시아와의 원정 경기에서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데뷔전을 치렀다. 1-2로 뒤진 후반 26분 이아고 아스파스와 교체된 박주영은 아직 적응이 완전치 못한 듯 골과 도움은 물론 슈팅도 날리지 못했고 팀은 1-2로 졌다.
그러나 박주영의 발렌시아전 교체 출전은 팀이 그에게 거는 기대가 높다는 것을 입증한다. 대표팀에 차출됐다 복귀했고, 팀 훈련도 충분치 않은 박주영을 강팀 발렌시아와의 원정 경기, 그것도 1-2로 뒤지고 있는 상태에서 출전시켰다는 것은 파코 에레라 감독이 박주영의 결정력에 높은 믿음을 지니고 있음을 뜻한다.
철저히 소외 당했던 아스널 시절과는 달리 많은 출전 기회를 부여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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