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무역은 개발도상국 생산자들에게 제값을 주고 삶의 환경을 개선시킨다는 의도로 시작됐다. '착한 소비'의 대명사이지만 일각에서는 "품질도 별로인데 값만 비싸다"는 등 부정적 시선도 있다. 2007년 비영리단체인 사단법인 한국공정무역연합을 창립하고 세계 공정무역기구인 WFTO에 가입해 활동하고 있는 박창순(사진) 대표는 이 같은 비판이 공정무역에 대한 몰이해에서 비롯된 오해이거나 일부에서 나타난 부작용을 과장한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공정무역 제품은 소비자가 생산자 제품을 비싸게 사 주는 것이니 사실상 기부가 아닌가.
"공정무역의 원칙은 소비자의 과다 지불을 통해서가 아니라 직거래를 통해 중간 유통상인들의 마진을 줄이는 방식으로 생산자에게 공정한 가격을 지불하는 것이다. 당연히 소비자에게는 비슷한 품질의 일반 제품에 비해 비싸지 않게 팔아야 한다."
-하지만 '공정무역 커피는 비싸다', '중산층의 운동이다'이라는 시각이 많다.
"일부 업체들이 원두 제품을 고급스럽게 포장하고 값을 높게 받는 경우가 있어 이 같은 고정관념이 생겼으나 원칙을 잘 지키면 그렇지 않다. 유럽의 마트에 가 보면 일반 제품과 나란히 놓여 있고 가격도 별다른 차이가 없다. 국내에서도 공정무역 카페에 가면 유명 프랜차이즈와 차이 없거나 오히려 저렴하다."
-공정무역 업체들이 커피를 비싸게 사면 너도나도 커피만 재배해 과다생산이 일어나고 장기적으로 값이 떨어지는 것 아닌가.
"그만큼 공정무역 상품에 대한 수요가 많지 않으므로 불가능한 얘기다. 국가 간 교역에서 공정무역 비중은 미미하다. 공정무역 커피 생산자들도 생산량의 일부만 공정무역 인증업체에 팔고 나머지는 일반 시장에 판다."
-공정무역 제품이 커피 초콜릿 같은 기호품만 생산하게 해, 저개발 국가의 식량 자립을 해친다는 비판도 있다.
"아프리카 등에서 커피 재배가 많은 것은 과거에 식민 국가들이 플랜테이션 재배를 했기 때문이며, 베트남에서 커피 재배가 급격히 늘어난 것은 국제기구들이 차관을 갚기 위해 커피 등을 재배하라고 했기 때문이다. 일부 자유무역 신봉자들이 엉뚱하게 공정무역 탓으로 돌리고 있다. 또한 현재 공정무역 제품 거래 1위는 커피가 아니라 바나나다."
-시장가격보다 값을 더 쳐서 구입하면 그 돈은 어디로 가나.
"공정무역업체들은 농민들이 최저 생활을 할 수 있는 최저가격을 정해놓고 여기에 사회적 프리미엄을 추가로 지불하는데 우물설치 등 지역사회 전체가 발전하는데 쓰인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