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스마트폰 '아이폰5'출시를 앞두고 이동통신시장이 들썩거리고 있다.
아이폰5는 SK텔레콤과 KT를 통해서만 공급되기 때문에 양 사간 경쟁은 더욱 가열될 전망. 아이폰5를 잡지 못하게 된 LG유플러스 역시 새로운 생존전략을 짜야 할 판이다. 이 과정에서 또 한번 보조금 과열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14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KT에서 아이폰3GS와 아이폰4를 썼던 이용자 가운데 약 150만명이 연말까지 약정이 만료된다. SK텔레콤은 KT보다 늦은 지난해 3월에서야 아이폰4를 처음 도입했기 때문에, 아직 약정 만료 대상자가 없다.
따라서 150만명의 약정만료 KT고객을 잡기 위한 SK텔레콤과 KT간 '창과 방패'싸움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SK텔레콤은 KT의 아이폰 약정 만료자들을 최대한 빼앗아 와야 하고, KT는 최대한 지켜야 한다.
양 사의 무기는 기기변경 보상가격. 새 아이폰5로 바꿀 경우, 기존 아이폰을 일정액 보상해주는 것인데 사실상 보조금이나 다를 게 없다.
양 사가 최근 책정한 보상가격은 아이폰4S 16기가(GB)를 기준으로 사용상태에 따라 SK텔레콤은 12만~52만8,000원, KT는 10만~52만원을 준다. 하지만 한 통신사관계자는 "보상가격은 매달 바뀌기 때문에 아이폰5 출시시기와 맞물려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더 높게 책정될 수도 있다는 얘기인데, 여기에 통신사가 주는 보조금(상한액 27만원)까지 더할 경우 80만~90만원에 달할 것으로 보이는 아이폰5도 사실상 공짜폰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가장 비상이 걸린 곳은 3세대(3G) 이동통신망이 없어 아이폰5를 내놓을 수 없는 LG유플러스이다. LG유플러스는 3G를 건너 뛴 만큼 4G LTE에 '올인'해왔고 실제로 KT를 제치는 개가를 내고 있지만, 아이폰5를 놓치면서 LTE 성장세에 제동이 걸릴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LG유플러스가 마련한 고육지책은 LG전자의 비장의 무기인 '옵티머스G'로 맞선다는 것. 당초 예정일보다 무려 열흘 이상 앞당겨 오는 18일에 옵티머스G를 기습적으로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이동통신 3사 가운데 가장 먼저 옵티머스G를 내놓는다"면서 "아이폰5가 상륙하기 이전에 옵티머스G로 분위기를 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아이폰5에는 없는 고품질의 '음성통화 LTE(VoLTE)'기능을 최대한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시장관계자들은 어떤 형태로든 보조금 경쟁과열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최근 LTE와 관련한 이동통신사들의 과다보조금 지급에 대해 대대적 단속에 나서면서, 보조금경쟁은 잠시 주춤해진 상태이지만 아이폰5를 계기로 다시 불붙는 건 시간문제로 보인다. SK텔레콤과 KT는 기기변경 보상금 경쟁으로, LG유플러스는 아이폰5에 맞서기 위한 보조금경쟁으로, 휴대폰 제조업체들까지 아이폰5의 기세를 꺾기 위해 제조사 보조금으로 나설 경우, 결국 시장은 다시 혼탁해질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한편 일각에선 "삼성전자 소송과 관련해 애플에 대한 거부감으로 아이폰5 판매가 주춤해질 것"이란 관측도 나오지만, 이동통신업계에선 "아이폰을 쓰던 사람들은 다시 아이폰을 쓰는 경향이 짙어 소송의 역풍은 불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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