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은 14일 "삼성그룹이 시가총액을 비롯해 우리나라 각 분야에서 25% 정도 차지하는데 경우에 따라 실패할 수도, 성공할 수도 있는 기업에 국가의 운명을 맡길 수는 없다"면서 경제민주화 필요성을 역설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한국재무학회ㆍ자본시장연구원 주최 '경제민주화 심포지엄' 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통해 "핀란드의 노키아, 일본의 소니 같은 회사가 오늘날 이렇게 어렵게 될지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위원장은 "자연의 이치라는 게 나무가 아무리 잘 자라도 하늘 꼭대기까지 올라가지는 못한다"며 "삼성도 그런 이치를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새로운 대통령이 이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면 그 정부도 1년 정도 지나 흔들흔들거려 아무것도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또 "박정희 전 대통령 이후로 모든 대통령이 '박정희 성장 콤플렉스'에 걸렸다"며 "영토 확장에 열을 내는 게 재벌의 속성인데 이런 재벌의 탐욕이 외환위기 이후 우리나라 경제사회 구조를 이런 모양으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경제적으로 성공한 박정희 전 대통령이 왜 10ㆍ26 같은 비운을 맞이할 수밖에 없었겠느냐"며 "그것을 분석해 보면 오늘날 정치권이 경제민주화를 심도 있게 추진해야 한다는 결론에 다다른다"고 말했다. 그는 "1960~70년대 경제개발에 성공해 빈곤을 해소하고 국민의식도 바뀌었는데 정치가 그 변화를 수용하지 못하고 강압수단을 쓰다가 한계에 부닥친 것"이라며 "결국 성공이 자기의 실패를 수반하는 결과가 10ㆍ26사태"라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아울러 "가깝게 지내는 교수가 나에게 '토사구팽' 당할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며 "이(새누리당) 사람들이 경제민주화를 진짜로 할 의사가 있는지 아직 알쏭달쏭하다"고 말했다.
정녹용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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