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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수장학회 정리하나… 최필립 이사장 퇴진 에둘러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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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수장학회 정리하나… 최필립 이사장 퇴진 에둘러 요구

입력
2012.09.14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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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대선 가도의 한 장애물로 인식되는 정수장학회 문제를 정리하고 갈 의사를 간접적으로 내비쳐 주목된다.

박 후보는 14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논란이 계속되면서 정수장학회와 이사진의 순수한 취지마저 훼손되고 있다"며 "이사진이 잘 판단해 줬으면 하는 게 제 개인적인 바람"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박 후보가 최필립 정수장학회 이사장의 자진 사퇴를 에둘러 요구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그동안 야권은 정수장학회를 박정희 전 대통령 집권시 강탈한 '장물'로 규정하며 사회 환원 공세를 펼쳐 왔다. 하지만 박 후보는 자신과 무관하다며 이사진 퇴진 등을 요구할 입장이 아니라는 요지의 해명을 해 왔다. 따라서 간접적이나마 퇴진이 필요하다는 뜻을 내비친 것은 한 걸음 진전된 입장이라고 볼 수 있다.

박 후보 측 한 인사는 "박 후보가 정수장학회에 영향력을 행사할 위치에 있지 않다는 점은 변함이 없다"면서도 "다만 최근 논란으로 정수장학회의 설립취지 훼손 등 문제가 생길 수 있는 만큼 장학회 내부에서 잘 판단해 줬으면 하는 취지에서 얘기한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 친박계 의원은 "박 후보가 이 정도까지 얘기했으면 장학회 내부에서 잘 판단해 결정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최 이사장이 자진 사퇴하는 형식으로 정수장학회 문제가 해결될 경우 박 후보는 '과거사 짐'가운데 하나를 벗게 된다.

하지만 최 이사장의 완고한 태도가 변수다. 최 이사장은 이날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내 임기 때까지 재단 업무를 잘 할 것이다. (이사장직을) 그만둘 생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최 이사장은 이어 "박 후보 스스로가 이사진 거취 문제를 논할 위치가 아니라는 점을 너무나 잘 알 것"이라며 "그래서 나는 박 후보 발언을 퇴진 요구로 보지도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 이사장이 사퇴 거부 의사를 명백히 함에 따라 이 문제는 향후 대선 국면에서 거듭 논란이 될 가능성이 크다. 아울러 최 이사장의 사퇴 등 정수장학회 문제 해결을 위한 박 후보측 물밑 작업도 더욱 활발해 질 전망이다. 한 친박계 의원은 "최 이사장이 끝내 입장을 바꾸지 않는다면 나머지 4명의 이사를 상대로라도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성환기자 bluebir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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