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자매 살인 사건의 범인 김홍일(27)씨는 숨진 자매 중 자신이 좋아했던 언니(27)가 이별을 통보한 데 격분, 살인을 결심하고 계획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이 사건을 수사중인 울산 중부경찰서는 14일 "김씨를 조사한 결과 범행 1주일 전 언니가 '헤어지자'는 내용의 카카오톡 문자를 보내 몹시 화가 났고, 이튿날 오후 직접 만나 설득했으나 헤어지자고 하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3년 전 숨진 자매의 어머니가 운영하는 가게에서 5개월 가량 아르바이트를 하다 언니를 좋아하게 돼 집착증을 보일 정도로 따라다녔다. 그의 전화통화 및 SNS 내역의 80~90%가 언니에게만 집중된 것으로 확인됐다.
갑작스런 이별 통보에 며칠간 분을 삭이지 못한 김씨는 미리 구입한 흉기를 갖고 7월20일 오전 3시22분쯤 울산 중구 성남동 다가구주택 2층을 배관을 타고 올라가 잠자던 동생(23)을 흉기로 먼저 살해했다. 김씨는 "평소 나를 나쁘게 생각했던 동생의 잠든 모습을 보고 순간적으로 화가 치밀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옆방에 있던 언니가 비명을 지르자 달아난 김씨는 1분여 뒤 다시 돌아와 119로 신고한 언니를 살해한 것으로 조사됐다.
자신의 승용차로 강원도 원주와 경북 칠곡 등으로 도주하던 김씨는 7월22일 자신이 다녔던 부산 기장군 대학 기숙사 뒤에 차를 대고 이틀을 보내다 자신이 공개 수배된 사실을 알게 되자 24일 인근 함박산으로 들어가 50일간 은신했다. 경찰은 이날 김씨에 대해 살인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울산=목상균기자 sgm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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