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캠퍼스내 이동통신사 중계기 등 통신장비 임대료를 놓고 대학과 이통사간의 갈등(본보 5월 24일자 11면)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경기 성남시 가천대와 SK텔레콤이 법정다툼에 나섰다.
13일 가천대와 SK텔레콤에 따르면 양측 간 갈등이 불거진 것은 가천대 세종관 옥상에 설치한 통신장비 임대기간 2년(2010년6월~2012년5월)이 만료된 올해 6월부터이다.
가천대는 올 2월 '재계약 시 연간 임대료 경기지역 평균 수준으로 인상 및 전기료 독자납부' 등을 요청했다. SK텔레콤은 이에 대해 답변을 하지 않다 6월 초 '2013년 10월까지 17개월간 재계약 체결 협조' 공문을 보냈다. SK텔레콤이 제시한 새 계약기간은 지난해 11월 가천대 내 다른 건물(창조관) 옥상을 일부 임차하며 체결한 계약의 특약사항에 따른 것이다. 창조관 임대차계약서 뒷면의 특약 중에는 '차후 세종관 재계약은 17개월을 계약하는 것으로 한다'는 문구가 들어있다.
하지만 가천대는 임대차 목적물이 아닌 특약에 의한 편법이라며 재계약을 거부했고, 7월말까지 시설물 자진 철거를 요청했다. 그럼에도 SK텔레콤이 장비를 철거하지 않자 전원공급을 차단하고 지난달 초 수원지법 성남지원에 건물인도 소송을 제기했다.
가천대 측은 임대료도 문제지만 이통사들이 학교 시설을 부주의하게 취급한다는 점을 주장했다. 지난해 10월 가천대 중앙도서관에서는 천장 석고보드가 무너져내려 인명피해가 날 뻔한 사고가 발생했다. 가천대측은 "기지국을 증설하거나 고층 건물 옥상을 이용해도 되지만 비용이 적게 들고 공사가 편하다는 이유로 굳이 학교에 장비를 설치하려 한다"며 "다른 건물 임대차계약서의 특약에 계약기간이 끝나가는 건물을 한 줄 넣어 놓고 버티는 것은 꼼수"라고 말했다. 반면 SK텔레콤 측은 이에 대해 "가천대 건물에 대한 계약기간이 다 달라 이를 일치시키기 위해 특약으로 세종관 중계기 계약기간을 명시한 것"이라며 "이미 합의된 사항을 이제 와 일방적으로 무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창훈기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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