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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역사인식 논란/ "朴, 국민 눈높이에서 유신·쿠데타 잘못 인정하는 게 정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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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역사인식 논란/ "朴, 국민 눈높이에서 유신·쿠데타 잘못 인정하는 게 정답"

입력
2012.09.13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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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최근 5∙16 쿠데타와 인혁당 사건에 대해 언급한 것을 두고 논란이 벌어지면서 박 후보가 대통령이 되기 위해서는 역사관을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확산되고 있다. 박 후보가 5∙16에 대해 "불가피한 최선의 선택"이라고 말한 것뿐 아니라 인혁당 사건에 대해 "두 개의 판결이 있다"고 언급한 것이 도마 위에 올랐다. 박 후보는 이 같은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 인혁당 사건 뿐 아니라 5∙16, 유신체제 등 한국 현대사 전반에 대해 전향적인 입장을 표명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박 후보가 기존의 언급과 어떻게 달라진 내용을 내놓을지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변해야 할까. 먼저 큰 틀에서 말하자면 양 극단에 치우치지 않은 건전하고 합리적인 일반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는 인식을 보여줘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박 후보가 '아버지 박정희'의 틀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견해도 많다. 새누리당 국민행복특위 김종인 위원장은 13일 "한 나라의 지도자가 되려는 사람은 가족이나 친구라는 개념은 떠나야 한다"며 "상식적으로 판단하면 금방 답이 나온다. 그게 지도자의 덕목"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공과가 있는 것은 공과가 있는 대로 '역사의 판단에 맡기자'고 할 수 있지만 분명한 과(過)에 대해선 '잘못된 것'이란 인식을 보여줘야 한다"고 제안하고 있다. 먼저 유신체제의 경우 헌정질서를 중단시키고 인권탄압이 벌어진 그 시대의 잘못을 인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이정희 한국외대 교수는 "유신이라는 것은 한마디로 박 대통령이 입법ㆍ사법ㆍ행정의 3권을 다 쥐고 독재를 한 것으로 3권분립 원칙을 심하게 훼손한 것"이라며 "독재와 인권탄압 문제에 대해서는 잘못된 일이었다고 먼저 얘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신 시절 일어난 인민혁명당 사건은 보다 더 분명하다. 재심을 통해 무죄가 된 사법적 최종 판단을 박 후보 본인이 인정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임지봉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사법부 판단은 역사적 판단의 중요한 기초가 된다"며 "사법부 판단과 역사적 판단이 따로 갈 수 있다는 듯이 말하는 것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손봉호 서울대 명예교수는 YTN라디오에 출연, "인혁당 사건은 엄청나게 잘못된 사건"이라며 "박 후보가 그건 잘못됐다고 이야기했어야 했는데 그렇지 않아 저는 상당히 실망했다"고 말했다.

재심 인정 이후 박 후보가 인혁당 사건 유가족 등 피해자를 만나 사과할 필요성도 제기된다. 그랬을 때 박 후보의 '국민대통합' 행보가 진정성을 얻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박 후보도 이날 유족을 만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5ㆍ16쿠데타에 대한 인식도 마찬가지다. 5ㆍ16 이후 박정희 대통령 집권 시절에 대해선 공과가 함께 있다는 시각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쿠데타 자체는 분명히 잘못된 것인 만큼 헌정 수호 의무를 지닌 대통령이 되려는 지도자는 이 같은 문제점을 인정하고 향후 그 같은 불행한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뜻을 분명히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정치평론가 고성국 박사는 "5ㆍ16은 교과서에 '군이 무력으로 합법 정부를 뒤엎은 쿠데타'로 기재돼 있는데, 그게 정답"이라며 "박 후보가 아버지 문제여서 어렵긴 하겠지만 그것을 인정하고 정리하고 가야 한다"고 말했다.

정녹용기자 ltrees@hk.co.kr

김성환기자 bluebir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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