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빠른 인구 고령화 속도가 의학 발달과 수명 연장의 속도를 따라 잡은 걸까. 1983년 이후 줄곧 감소하던 사망률이 지난해 상승세로 돌아서고, 전형적 고령 사망 요인인 알츠하이머(치매)가 처음으로 여성의 10대 사망원인으로 꼽혔다.
13일 통계청이 내놓은 '2011년 사망원인 통계'에 따르면 총 사망자 수는 25만7,000명(2010년 대비 1,991명 증가)으로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1983년 이후 가장 많았다. 사망률(인구 10만명당 사망자 수)도 1983년 637.8명 이후 16년간(2009년 497.3명) 22%가 하락했으나, 2010년(512.0명)과 2011년(513.6명) 잇따라 상승하는 등 고령화의 그림자가 뚜렷해지고 있다.
주요 사망원인에도 이런 변화가 감지된다. 암의 경우 여전히 사망원인 1위(27.8%ㆍ7만1,579명)이긴 하지만, 조기진단 기술이 발달하면서 사망률(2010년 144.4명→2011년 142.8명)은 감소했다. 반면 고령층이 취약한 알츠하이머와 폐렴 사망자는 급증했다. 혹서ㆍ혹한기에 면역력이 떨어진 고령층에게 치명적인 폐렴 사망률은 전년(14.9명)보다 2.2명 늘어난 17.2명에 달했다. 여성의 경우 알츠하이머 사망률은 2002년 2.9명에 머물렀으나, 2011년엔 두 배 가량 늘어난 6.6명을 기록해 사망원인 9위로 꼽혔다.
전 연령대에 걸쳐 남성 사망률이 높은 현상은 지속됐다. 지난해 남성 사망자는 14만3,250명으로 2010년보다 892명(0.6%), 여성 사망자는 11만4,146명으로 1,099명(1.0%) 증가했다. 남성 사망률은 571.1명으로 전년보다 1.2명(0.2%), 여성 사망률은 456.0명으로 2.1명(0.5%) 늘어나, 성별 격차는 다소 줄었으나 여전히 남성 사망률이 여성의 1.25배였다. 특히 50대의 성별 격차는 2.98배에 달했다.
지난해 자살 사망자는 1만5,906명으로 2010년보다 340명(2.2%) 늘었다. 1일 평균 43.6명이 자살한 것인데, 2010년보다 1.0명 많은 수다. 인구 10만명당 자살 사망자 수인 자살률도 31.7명으로 전년보다 1.7% 증가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10대 자살률은 전년보다 6.8%(373명)나 급증했다.
조철환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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