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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의 길 위의 이야기] 흔들릴 때마다 어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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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의 길 위의 이야기] 흔들릴 때마다 어른!

입력
2012.09.13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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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누가 꿈이 뭐냐, 라고 물을 때 매번 답은 같았다. 어른, 어르신이 아닌 어른! 어떤 선택을 하는 데 있어 누구의 눈치를 볼 필요없이 자유로울 줄 알았으니까. 그래서 보다 덜 억울해질 것 같았으니까. 아이들의 세계에서 왕왕 벌어지는 불합리함, 그 화딱지남을 큰소리 떵떵으로 따져물을 수 있다면 얼마나 통쾌할까.

그러나 어른이 되었을 때 내가 맞닥뜨린 세상은 입이 없는데 떠드는 사람들과 입이 있는데 침묵하는 사람들이 뒤엉켜 벌이는 일종의 묘한 부조리극의 한 장면과도 같았다. 그 고심이 깊었다면, 그래서 모두를 대신하여 그 화두를 온몸에 짊어졌다면 두상 못나도 머리 깎았으련만 어느새 나도 그들과 쌍둥이처럼 닮아 있음을 알게 되었다.

남 탓하기 바쁘고 남 욕하기 바쁜 와중에 내가 누구인지 나를 찾는 일이 시급하다 하여 베스트셀러 1위에 올라 있는 혜민 스님의 책을 읽었다. 하버드 대학을 나온 잘생긴 훈남이기에 앞서 스님의 매력은 솔직함에 있었다. 그렇지, 스님은 전지전능한 신이 아니지. 스님의 이야기는 쉽고도 단순했다.

이를테면 지피지기면 백전백승과 같은 요약이었는데 그 가늠을 위해서는 일단 정지가 필수라는 얘기였다. 가만 보면 부모가 친구가 선생님이 수도 없이 해준 말이고 나 역시 남에게 그리 떠들었던 바, 왜 우린 처음인양 울고 격하게 감동에 몸서리칠까. 멈추면 비로소 보인다기에 며칠 휴가를 내야지 했다. 뭐가 보였는지는 일단 한 박자 쉬고!

김민정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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