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대선 불출마 협박'의혹의 당사자인 정준길 새누리당 공보위원이 12일 "안 원장 측 금태섭 변호사와 통화할 당시 승용차를 직접 운전하며 전화했다"는 당초 주장을 번복하고 택시 탑승 사실을 시인했다. 그의 입장 번복은 최근 자신을 직접 태웠다는 택시기사가 등장하고 민주통합당이 승차 여부 확인을 위한 블랙박스 조사를 요구한 와중에 이뤄졌다.
정 위원은 이날 새누리당 측에 당시 통화 정황에 착각이 있었다는 입장을 밝혀왔다고 당 관계자가 전했다. 그는 "당시 나를 태웠다는 택시기사 이씨가 거짓말쟁이가 아니고 그의 말이 맞다면 내가 착각한 것 같다"며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하는 과정에서 엉겁결에 승용차를 직접 몰고 출근했다고 말했다"고 해명했다.
그간 정 위원은 승용차를 직접 몰고 출근하며 금 변호사와 통화할 때에도 불출마 종용이나 협박 등은 없었다고 주장해왔다.
앞서 택시기사 이씨는 라디오에 나와 "(정 전 위원이) 4일 오전 7~8시 건대역 근처에서 택시를 타 목적지를 말하지 않고 '쭉'이라고만 얘기한 뒤 통화를 하다가 광진경찰서 앞에서 내렸다"며 "목적지를 물을 때 봤던 모습이 인터넷에서 검색한 (정 위원의) 모습이 맞다"고 말했다.
이씨는 "당시 정 위원이 '안 원장에게 대선 출마하지 말라고 해라. 대선 나오면 죽는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민주당 정치공작진상조사특위는 정 위원이 택시 안에서 금 변호사와 안 원장과 관련한 대화를 나눴다는 점을 시인함에 따라 택시 블랙박스 확인 계획은 철회하는 대신 정 위원의 발언 내용이 선거법에 저촉되는지 여부를 면밀히 따지기로 했다.
우윤근 의원은 "공직선거법상 선거자유방해죄에 해당되기 때문에 중앙선관위에서 적극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은 "지인간 대화를 나눈 것을 갖고 협박이네, 정치공작이네 하는 것은 구태정치의 전형"이라고 강조했다.
박석원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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