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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역사인식 논란/ 박근혜, 회의 빠진 채 고민하더니…밤늦게 대변인 불러 '간접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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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역사인식 논란/ 박근혜, 회의 빠진 채 고민하더니…밤늦게 대변인 불러 '간접 사과'

입력
2012.09.12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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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12일 "두 개의 판결이 있다"는 자신의 인혁당 발언에 대해 오해가 있었다는 취지로 해명하고 거듭 유족들에게 사과했다. 밤9시가 넘은 늦은 시간, 이상일 대변일을 급히 불러 발표한 '간접 사과'였다. 사태를 계속 방치할 경우 상황이 걷잡을 수 없을 것이란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박 후보는 이날 오전 소속 상임위원회인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 불참했다. 박 후보는 19대 국회 들어 처음으로 이날 기재위에 참석하기로 공식 일정을 잡았으나 오전 10시까지 회의장에 나타나지 않았다. 박 후보 측은 "급하게 개인 일정이 생겼다"고 밝혔지만 당 안팎에선 인혁당 발언 논란과 상임위 불참이 무관치 않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박 후보 측 관계자는 "박 후보가 이번 사안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해 박 후보의 고민이 간단치 않음을 내비쳤다.

이어 이날 오후, 새누리당 홍일표 대변인이 "박 후보 표현에 일부 오해의 소지가 있었다"고 인정하는 내용의 브리핑을 했다. 브리핑이 박 후보와 상의 없이 이뤄져 혼선이 빚어지기도 했지만 박 후보는 브리핑 취소를 요청하지는 않았다. 인혁당 발언에 대해 어떤 식으로든 해명과 사과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하고 있었던 것이다.

박 후보가 인혁당 발언에 대한 수정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5ㆍ16 쿠데타와 유 신 등 박정희 전 대통령과 관련된 과거 문제에 대한 지금까지의 발언을 수정할 것이란 얘기도 흘러나온다. 박 후보는 지금까지 5ㆍ16과 유신에 대해 공히 "역사의 판단에 맡겨야 한다"고 말해왔다.

5ㆍ16에 대해선 5년 전 "구국의 혁명"이라는 표현보다는 완화됐지만, "불가피한 최선의 선택"이라고 최근 밝힌 바 있다. 유신에 대해서도 "아버지가 '내 무덤에 침을 뱉어라'그렇게까지 하시면서 나라를 위해 노심초사하셨다"고 말해 '불가피한 선택'이란 맥락에서 이해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하지만 박 후보 캠프 내에선 "역사적ㆍ정치적 판단과 헌법적 판단을 분리해 생각해야 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고 한다.

한 관계자는 "박 후보가 헌법 수호자인 대통령이 되려는 입장에서 5ㆍ16과 유신에 대해 재평가할 필요가 있다"며 "캠프 내에서 그 방안을 놓고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역사적 공과 논란을 떠나 5ㆍ16과 유신이 헌법에 반하는 일이었음은 명확히 하자는 것이다.

이는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확정되고 안철수 서울대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출마선언을 하는 등 카운터파트가 조만간 확정되는 정치 일정과 연관성이 적지 않다. '과거사 인식'을 두고 집중적인 공세가 예상되는 만큼 그 전에 확실하게 정리하고 가야 한다는 것이다. 한 관계자는 "적어도 추석 전에는 과거 문제가 어느 정도 정리 돼야 한다"고 말했다.

물론 당 안팎에서 "유신은 몰라도 5ㆍ16은 공이 더 많다는 인식이 보수층을 중심으로 광범위한 만큼 5ㆍ16에 대한 평가에선 더 이상 후퇴할 필요가 없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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