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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만강 삼각주 新삼국지/ <하> 옌볜·투먼 등 '북방의 홍콩'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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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만강 삼각주 新삼국지/ <하> 옌볜·투먼 등 '북방의 홍콩' 꿈꾼다

입력
2012.09.12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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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밤 중국 지린(吉林)성 옌볜(延邊)조선족자치주의 주도(州都)인 옌지(延吉)로 들어서자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으로 화려하게 장식된 시가지 전경이 눈에 들어왔다. 가로등은 물론 교각과 간판, 건물 테두리를 모두 울긋불긋 LED등(燈)으로 꾸며 라스베이거스나 홍콩을 떠올리게 했다. 중국 중앙정부가 올해 옌볜조선족자치주 60주년을 맞은 이 지역에 지원한 자금은 100억위안(약 1조7,800억원). 돈이 풀리면서 고층 건물이 들어서는 등 도시가 몰라보게 변모했다.

중앙정부의 지원은 비교적 늦은 이 지역의 개발을 촉진하는데 그 목적이 있지만 북한_중국_러시아 삼각무역의 주도권을 잡겠다는 포석으로도 풀이된다. 실제로 두만강을 사이에 둔 3국은 최근 경쟁이라도 하듯 지역 경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장성택 북한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달 지린성을 방문, 쑨정차이(孫政才) 서기와 면담하고 함경북도와 지린성의 협력을 강화키로 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재취임 후 미국보다 중국을 먼저 찾아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을 만나고 8, 9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제20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주최하는 등 동진(東進) 정책을 가시화하고 있다.

지린시에서 20여분 거리에 있는 투먼(圖們)도 3국 교류와 무역의 증대로 활기가 넘쳤다. 투먼은 중국의 옌지, 북한의 청진, 러시아의 블라디보스토크를 잇는 두만강 삼각주의 중심지로 철도와 도로가 3국과 모두 연결되는 교통의 요지다. 10일 오후 말끔하게 단장된 시가지를 지나 함경북도 남양시와 연결되는 조중우호다리 앞에 이르자 방금 북한에서 넘어온 트럭이 세관 수속을 위해 대기하고 있었다. 이 다리를 통해 북한으로 들어가는 중국 트럭은 더 많았다.

물자만 오가는 게 아니다. 올 들어 옌볜조선족자치주를 중심으로 북한 인력이 눈에 띄게 많아졌다는 게 현지인들의 증언이다. 인력난을 겪고 있는 일부 기업에는 수백명 단위의 북한 근로자가 3년 기한의 비자를 받고 들어와 일하고 있다. 옌볜한국인회의 관계자는 “이전에는 중국도 인력이 많아 북한 근로자 고용을 꺼렸으나 최근에는 인력 부족을 겪으면서 북한 인력 수입에 적극적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북한이 향후 20만~200만명의 인력을 중국에 보낼 것이라는 소문까지 돌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의 협력도 활발하다. 훈춘(琿春)에서 블라디보스토크를 거쳐 우수리스크까지 가는 버스편이 최근 개통됐다. 50만㎡ 규모인 우수리스크 중국경제무역합작구에 기업이 속속 들어서며 이곳을 오가는 중국인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두 나라는 2009년 중국의 동북3성과 러시아의 극동·시베리아를 연계 발전시키기로 합의한 바 있다. 일부에서는 이런 분위기로 볼 때 3국이 만나는 두만강 하류 삼각주가 어쩌면 북방의 홍콩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전망하기도 한다.

옌지ㆍ투먼=글ㆍ사진 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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