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세계적인 인기를 끌게 된 출발점은 패러디였다. 뮤직비디오를 따라 한 대구스타일, 경찰스타일, 교회스타일 등 패러디 영상이 인터넷에서 큰 화제를 모으면서 '강남스타일'의 유명세도 빠르게 확산됐다. 해외시장에서는 미국의 대통령 후보 수락에까지 패러디 영상이 나올 정도였다.
이를 두고 '강남스타일'의 성공비결이 '저작권 방임'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KT경제경영연구소는 12일 '강남스타일, 한류의 글로벌전략 방정식을 다시 쓰다' 보고서에서 "강남스타일의 확산 배경에는 패러디 영상물이 큰 몫을 차지한다"며 "이는 패러디를 소송의 먹잇감으로 보지 않고 저작권을 방임하고 독려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지금까지는 저작권법을 내세워 패러디 창작을 제한해왔는데, 오히려 이를 묵인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원작까지 인기를 끌게 됐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2010년에는 5세 어린이가 가수 손담비의 노래를 따라 부른 손수제작물(UCC)에 대해 한국음악저작권협회가 삭제 요청을 한 적도 있었다.
KT연구소는 또 "싸이는 안무가들에게 상금을 걸고 아이디어를 받아내는 '크라우드소싱' 과정을 거쳐 말춤을 발굴했다"며 "제작 과정의 창의성도 성공의 요인이 됐다"고 분석했다. 크라우드소싱은 군중(crowd)과 아웃소싱(outsourcing)의 합성어로, 대중을 제품 생산 과정에 참여시키는 방식을 뜻한다.
마지막으로 "불황기에 복고적 요소로 대중의 불안심리를 교묘하게 파고든 점"도 성공 요인으로 꼽았다. 섹시와 유머, 말춤이라는 복고적 요소가 결합된 점이 불황에 불안해하며 원초적인 자극을 갈망하는 대중의 심리를 건드렸다는 설명이다.
유환구기자 red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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